“여행 전 항생제 미리 먹지 마세요”

멀리 해외여행을 떠날 때 가장 염려가 되는 부분은 갑자기 몸이 아프진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낯선 곳에서 약을 구하기도 쉽지 않고 약을 구했다 해도 익숙하지 않은 약을 먹는 것이 두렵다. 그래서 필히 챙기는 것이 바로 비상약이다. 항생제도 비상약 목록에 포함되는데, 여행을 떠나기 전 미리 항생제를 복용하는 건 어떨까.

항생제를 예방책으로 미리 복용하는 건 좋은 생각이 아니다. 뉴욕대학교 의과대학 로시니 라지 교수는 미국 건강지 프리벤션을 통해 특별히 몸이 아프지도 않은데 예방 목적으로 항생제를 복용하면 장내 정상적인 미생물들이 죽게 된다.

미리 항생제를 먹는다고 해서 바이러스나 기생충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불필요한 항생제 복용은 항생제 내성을 키우므로 이후 오히려 감염에 취약해진다.

반면 여행지에서 아플 땐 비상으로 챙겨간 항생제를 먹을 수 있다. 낯선 나라에서 평소 먹지 않던 음식을 먹거나 물을 마시면 복통이 일어나고 설사를 하게 된다.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먹으면 박테리아와 바이러스에 감염돼 몸이 아프게 된다. 이럴 때 항생제를 먹으면 상태를 좀 더 빨리 개선하는데 도움이 된다.

항생제를 복용할 것인가의 여부는 증상 정도를 기준으로 결정한다. 증상이 미약하다면 자연히 사라지도록 두는 편이 낫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데 항생제를 복용하면 소화관 내 미생물 체계에 혼란이 일어나 두통이나 어지럼증과 같은 부작용이 일어난다.

반면 속이 매우 불편하고 하루에도 수차례씩 화장실에 가야 할 정도로 몸 상태가 나쁘다면 항생제를 복용해야 한다. 박테리아와 연관된 질병이라면 약을 먹은 뒤 재빠르게 증상이 완화된다. 하지만 바이러스로 인한 질병이라면 치유되는데 좀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항생제가 예방책이 될 수 없다면 다른 예방법은 없을까. 여행지에서 수돗물을 받아 마시는 행동은 삼가고 밀폐된 포장용기에 담긴 얼음이 아니라면 얼음은 식용으로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또 물 위생이 염려되는 지역으로 여행을 갔다면 세면대 근처에 생수를 두고, 이를 닦고 헹굴 땐 생수를 이용한다.

또 익히지 않은 생채소, 살균처리하지 않은 유제품, 껍질째 먹는 과일 등은 가급적 먹지 않도록 한다. 완벽하게 밀봉돼 있는 음식이나 껍질을 벗겨 먹어야 하는 과일을 중심으로 먹는 편이 보다 안전하다. 조리 가능한 음식이라면 세균이 박멸되도록 가급적 뜨겁게 익혀 먹는 것이 좋다.

[사진출처=pogonici/shutterstock]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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