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 있는 10대, 표정 구분 못한다

스트레스장애 혹은 행동장애가 있는 청소년은 슬픔, 분노, 두려움과 같은 얼굴 표정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가 있는 아이들은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로 극심한 정서적 충격에 시달린다. 이로 인해 표정을 분별하는데 오류가 생긴다. 사회적 신호와 단서를 제대로 포착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스트레스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물론, 행동장애가 있는 아이들 역시 트라우마로 증상이 악화된다. 이런 아이들은 다른 사람에게 냉정한 태도를 보이거나 공격적인 말을 퍼붓는다.

이는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을 방해한다.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고 방치하면 본인 스스로나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할 수도 있다. 성인이 된 이후에는 약물을 남용하거나 정신질환에 걸릴 가능성도 있다.

트라우마는 얼굴 표정을 인식하는 능력과도 연관이 있다. 표정을 이해하려면 사회적 유대감을 정상적으로 형성하고 의사소통도 제대로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행동장애와 PTSD가 있는 청소년은 감정처리기능에 문제가 생기면서 유대감과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긴다. 이러한 오류가 사회적 신호를 인지하는데 착오를 일으키는 것으로 보인다는 추정이다.

연구팀은 PTSD와 행동장애가 있는 13~19세 사이 청소년 371명을 대상으로 진단평가를 하고, 표정 인지 테스트를 진행했다.

실험참가학생의 17%는 PTSD가 있고, 12.4%는 PTSD 진단 기준을 충족하는 경향을 보였다. 85%는 최소한 한 개 이상의 행동장애가 있었고, 30%는 행동장애 진단 기준에 대략 들어맞았다. 또 17%는 PTSD와 행동장애를 함께 가지고 있었다.

실험 결과, PTSD의 정도가 심각한 아이일수록 화난 표정을 잘 분별하지 못했다. 화난 얼굴을 주로 두려워하는 얼굴로 착각했다. 두려움은 PTSD와 연관이 깊다. PTSD가 있으면 위협을 감지하거나 투쟁-도피 반응이 과민하게 활성화되는 방법으로 생존모드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반면 행동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슬픈 표정을 구분하는데 가장 어려움을 느꼈다. 슬픈 얼굴을 대체로 화난 얼굴로 착각했다. 이는 다른 사람의 슬픔과 고통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같은 내용은 아동과 청소년 정신건강(Child and Adolescent Mental Health)저널 2월호에 실렸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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