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속 특정 세균, HIV 감염 위험 높인다(연구)

질 속에 특정 세균을 갖고 있는 여성들이 후천성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걸릴 위험성이 일반 여성들보다 훨씬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MIT 및 매사추세츠종합병원 라곤연구소 등 공동 연구팀은 염증성 세균이 일으키는 질염 환자들이 ‘건강한’ 질 세균을 가진 사람들보다 HIV에 감염될 가능성이 4배 더 높음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견했다. 그러나 여성 생식기관 내 바이러스와 HIV 감염 위험성의 관련성은 보여주지 않았다.

연구팀은 “HIV 감염 위험성이 높은 세균 종과 세균 군집을 확인함으로써, 새로운 예방 전략을 개발하고 기존 예방 조치의 효과를 높일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남아프리카 더반의 콰줄루-나탈 지역에선 18~23세 여성 900명 이상이 건강 증진 등 각종 여성 연구에 참여했다. 이 지역은 아프리카 전역에서 가장 높은 HIV 발생률과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

이번 연구의 수석저자인 더글러스 권 박사(라곤연구소)는 “클라미디아 등 성병 이 질염을 유발하고 HIV 감염 위험성을 더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번 연구가 모든 경우를 설명하지는 못한다”고 밝혔다.

권 박사는 “공동 연구팀의 2015년 논문을 통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여성들에게 존재하는 특정 세균이 질염의 주요 원인임을 알았고, 그 덕분에 이번 연구가 결실을 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첫 연구 때 남아공 조사대상 여성들의 10% 미만에서 고전적으로 ‘건강한’ 세균이 군집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권 박사는 “자원봉사자들의 경우 70%가 유산균 농도가 낮은 다양한 세균이 군집하고 있었는데, 이번 연구는 다양한 세균 군집이 질염 및 HIV 감염의 높은 위험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질 내에 다양한 세균이 군집하고 있는 여성들이 더 많은 유산균을 가질 수 있게 도와줌으로써 질염과 HIV의 감염 위험성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확인했다.

권 박사는 “인체 내외의 미생물 군집을 깊숙이 들여다보고 그 중요성을 알게 되면 내장보다는 미생물에 더 중요한 게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내용은 ‘면역’저널에 발표됐고 성 전문 인터넷신문 속삭닷컴이 보도했다. (사진=shutterstock.com)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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