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나쁜 두통 무시했다가.. “뇌출혈 의심해야”

날씨가 추워지면 실내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난방이 잘되는 따뜻한 곳에 있다 갑자기 추운 곳으로 나가게 되면 혈관이 수축되면서 압력이 높아지게 된다. 이 때 혈관은 높아진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터져 뇌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뇌출혈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뇌를 싸고 있는 막 아래에 생기는 출혈로 주로 뇌동맥류의 파열로 발생하는 지주막하출혈, 뇌 실질 내에서 발생하는 출혈로 고혈압환자, 혈관기형 등의 경우 자주 발생하는 뇌실질내출혈이 그 것이다.

국립중앙의료원(원장 안명옥) 중앙응급의료센터는 추위가 시작되는 11월에 뇌출혈로 응급실에 내원하는 환자가 증가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지난 5년간(2011-2015년) 응급의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뇌출혈로 인한 응급실 내원 환자는 11월부터 증가해 12월에 2,177명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장 적게 발생한 7월의 1,746명에 비해 평균 24.7%p(431명)나 높다.

환자들이 호소한 주증상은 두통이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방향감각상실, 한쪽 마비, 의식변화, 어지럼증 등의 순이었다. 주증상이 두통인 환자는 방향감각, 의식변화 등의 증상이 있는 환자에 비해 최초 증상 발생 이후 응급실 방문 시간이 비교적 오래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약 20%의 환자에서 심한 뇌출혈이 발생하기 전 기분 나쁜 정도의 ‘경고 두통’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머리가 아픈데도 집에서 누워있는 등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뇌출혈 위험이 있는 사람은 갑작스러운 두통을 무시하지 말고 상태를 면밀히 살피는 등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평소 고혈압이나 관상동맥 질환, 당뇨병 등이 있는 사람은 실내와 바깥의 기온 차가 심한 겨울에는 뇌출혈을 조심해야 한다. 추운 새벽에 운동을 위해 가벼운 옷차림으로 외출했다가 뇌출혈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새벽운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국립중앙의료원 윤순영 응급의학 전문의는 “뇌출혈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고 장애발생률을 줄이기 위해서는 빠른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집에서 민간요법 등으로 시간을 허비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두통, 몸의 마비, 의식 변화 등 뇌출혈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이 발생한 경우 지체 없이 119에 신고, 응급실에 방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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