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아동, 약물로는 성적 향상 기대 못해

산만하고 충동적인 행동을 보이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가 있는 아동이 약물을 복용한다고 해서 학교 성적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플로리다국제대학교 연구팀이 학생들의 수업 참여와 약물 복용 중 공부에 좀 더 도움이 되는 방법이 무엇인지 비교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ADHD 진단을 받은 평균 연령 8세 아동 75명이 이번 연구에 참여했다. 연구팀은 실험참가아동을 무작위 나눠 행동요법과 약물복용 중 한 가지 방법에 참여토록 했다.

수업참여아동은 8주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오전8시에서 오후5시까지 여름학교프로그램에 참여해 행동중재요법을 받았다. 또 약물복용아동은 동일한 기간 동안 장시간 효과를 발휘하는 자극제를 복용했다.

행동중재요법은 집에서 부모의 도움을 받아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까지 포함된다. 각 아동의 증상은 부모와 선생님의 관찰을 통해 평가됐다. 자폐증을 비롯한 다른 정신장애나 신체장애가 있는 아동은 이번 연구에서 제외됐다.

실험 결과, 약물요법은 아동의 공부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이번 연구의 주요저자인 브리타니 메릴 연구원은 “자극제를 복용한다고 해서 숙제를 수행하는 능력이 향상되지는 않았다”며 “약물이 숙제 및 성적 향상에 유용하게 작용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행동중재요법이 약물요법보다 아동의 숙제 수행능력을 향상시키는데 효과적이었다”며 “심지어 약물복용은 행동중재요법의 효과를 향상시키는 역할도 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약물복용그룹은 총 8주간의 실험 기간 중 첫 2주간은 의사에 의해 적절한 약물 복용량을 결정받았다. 이후 3주간은 절반은 실제 약물을, 나머지 절반은 플라시보(가짜약)를 복용했다. 그리고 나머지 3주간은 두 그룹이 약물과 플라시보를 바꿔 복용했다.

행동중재요법에 참여한 그룹은 첫 2주간은 임상의가 진행한 2시간짜리 그룹세션에 총 6회 참여했고, 그 다음 2주간은 30분씩 개인 세션에 참석했다.

‘상담 및 임상심리학저널(Journal of Consulting and Clinical Psychology)’에 실린 이번 연구에 따르면 실제 약물은 플라시보보다 숙제의 완성도나 정확도를 높이지 못했다. 반면 행동요법은 숙제 완성도를 10~13%, 정확도를 8% 높이는 효과를 일으켰다. 이를 성적으로 치환하면 행동요법그룹은 평균 C점, 약물치료그룹은 F점을 받은 꼴이 된다.

단 약물 복용량을 늘리거나 복용기간을 연장시키면 약물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또 아침 일찍 약을 복용하고 나면 저녁시간에는 약 효력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약물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즉 이번 실험을 통해서는 약물이 성적향상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추가실험을 통한 약물 효과를 좀 더 자세히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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