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골이 방치했다간 뇌 손상까지…” 코골이는 병

가족이나 친구의 코골이 때문에 밤잠을 못 이룬 경험이 있을 것이다. 코골이는 소음 뿐 아니라 그 사람의 건강 상태를 알려주는 바로미터다. 코골이가 오랫동안 이어진다면 낮의 졸림, 피로감, 판단력 저하, 집중력 장애, 성기능과 인지능력의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코를 심하게 고는 사람의 상당수가 수면무호흡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이다. 수면무호흡증이란 10초 이상 숨을 쉬지 않는 무호흡증세가 시간당 5회 이상이거나 7시간 수면 중 30회 이상일 때를 말한다. 옆에 있는 사람이 잠자면서 잠깐씩 숨을 멈추면 이 병을 의심해야 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이재서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에 산소공급을 저하시키고 뇌를 깨우는 각성상태를 자주 유발하게 된다”면서 “몸에 산소 공급이 안 되면 대뇌조직이 손상을 받아 기억력이나 수행능력에 장애가 생길 수도 있다”고 했다.

또한 수면무호흡증은 고혈압, 당뇨, 뇌졸중, 돌연사, 허혈성 심장질환, 부정맥의 원인이 될 수 있다. 65세 이상 환자 가운데 수면무호흡증이 1시간에 15번 이상 발생할 경우, 뇌졸중에 걸릴 확률이 3.5배나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대한이비인후과학회는 수면무호흡증 예방·관리를 위해 적정 체중을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과체중이 되면 목 부위에 쌓인 지방조직이 기도를 압박해 연조직의 진동을 강화시킨다. 지방이 쌓이면 목 안의 공간이 상대적으로 줄어들면서 코골이가 나타나는 것이다. 살을 빼면 건강 증진 뿐 아니라 코골이를 줄이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술과 담배도 끊는 것이 좋다. 술취한 사람의 코골이가 유난히 심한 것을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술은 기도를 열어주는 근육을 이완시켜 기도를 좁아지게 만든다. 음주는 수면을 방해하는 역할까지 하기 때문에 코골이를 하는 사람이 술을 마시면 평소보다 더욱 숙면을 취하기 어려워진다.

코골이는 낮에 졸림을 유발해 업무나 학업 능력 저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심뇌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서라도 수면무호흡증을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특히 아이가 수면무호흡증을 보인다면 빠른 시일 내에 치료를 해야 한다.

이재서 교수는 “코골이 및 수면무호흡증의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하룻밤 동안 수면검사실에서 자면서 수면무호흡의 유무 및 심각도를 판정하는 수면다원검사를 받아야 한다”면서 “정확한 진단에 따라 다양한 치료를 받으면 합병증과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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