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능장애? 고혈압약에 대한 오해와 진실

 

나이 들면 성기능도 떨어지기 마련이지만, 여러 연구를 보면 성적욕구와 성행위는 나이와 상관없이 평생 지속된다. 이 때문에 고혈압약을 먹으면 성기능장애가 올까봐 약 복용을 일부러 피하는 환자들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과연 고혈압약은 성기능장애를 초래할까?

고혈압약을 먹어서가 아니라 고혈압 자체가 성기능장애와 관련이 깊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남성과 여성 모두 성적 자극을 받으면 성기로 충분한 양의 혈액이 들어가야 하는데, 고혈압으로 혈관에 문제가 생기면서 성기능에도 장애가 오는 것이다.

오히려 고혈압약을 먹어야 성기능장애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미국고혈압학회에서 발표된 연구를 보면 여성 고혈압 환자에서 고혈압약 복용군의 성기능장애는 21%인 반면, 고혈압을 방치하고 있는 경우엔 51.8%나 됐다.

성기능장애에 대한 우려로 약을 안 먹고 고혈압 치료를 중단하면 이래저래 병만 키우게 된다. 남성 고혈압 환자들도 진단 당시 10명 중 1명꼴로 발기부전을 호소하는데, 고혈압약에 대한 오해로 약 복용을 피하면 고혈압이 악화돼 성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의료계에서는 성기능장애를 고혈압과 당뇨병,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의 합병증으로 본다. 일부 고혈압약이 성기능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보고가 있긴 하나, 성기능장애는 고혈압약을 비롯한 많은 약물에서 나타나는 이상반응 중 하나일 뿐이다.

고혈압약을 복용하면서 성기능장애가 생기거나 의심된다면 전문의와 상의해 다른 성분의 약으로 바꿔서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 고혈압약은 이뇨제와 교감신경을 억제하는 베타차단제, 혈관확장제 등으로 나뉜다.

요즘 주로 쓰이는 안지오텐신 저환효소 저해제(ACE)나 안지오텐신2 수용체 차단제(ARB), 칼슘채널 차단제(CCB) 계열의 혈관확장제들은 성기능장애에 큰 영향이 없다. 올메텍과 같은 ARB 단일제를 비롯해 최근에는 아모잘탄 등 ARB와 CCB 복합제, 세비카HCT 등 ARB, CCB, 이뇨제 복합제 등 2제, 3제 복합제도 널리 쓰인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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