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 가정 출신 아이, 위암 위험 높다(연구)

 

가난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 위암이나 대장암 발병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빈곤한 식단과 열악한 주거환경이 어린이 건강에 영향을 미쳐 훗날 암 등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영국 암 연구소(Cancer Research UK) 연구팀은 “노후 건물과 좁은 면적 등 빈곤한 주거환경이 어린이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이 같이 주장했다. 빈곤 가정은 주택 마련이 어려워지면서 지하, 옥탑 등과 같은 환경에서 살게 된다. 이런 열악한 주거환경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연령대가 한창 식욕이 왕성한 성장기 어린이들이다. 가정의 소득이 낮을수록 상대적으로 주거비 지출은 증가하고, 음식 등에 대한 지출은 감소하기 때문이다.

연구에 따르면, 아버지가 사회적 지위가 낮은 일을 하거나 경제적으로 유복하지 않을 경우, 자녀의 위암 및 대장암 발병 위험이 가장 컸다. 연구팀은 이 현상에 대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라는 세균을 예로 들면서 설명했다. 빈곤한 주거환경일수록 위생상태가 떨어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 등에 노출될 위험이 컸기 때문이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은 위장 점막에서 스스로 독소를 배출해 위세포를 공격한다. 이 때문에 위염이나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위암의 71~95%에서 중요 원인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와 관련, 아동기에 비좁은 지역에 살았던 사람은 노년에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에 감염될 가능성이 두 배 이상 높다는 기존 연구 결과도 이 연구팀의 주장을 뒷받침해준다.

연구를 이끈 요스나 보흐라 박사는 “가족들의 지원이 많고 깨끗한 주겨환경에 거주하는 어린이일수록 암 발병률이 낮았다”며 “어린이 삶의 질 등에 식단이나 환경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 연구”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역학과 공공건강 저널(Journal of Epidemiology and Community Health)’에 실렸다.

    한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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