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추억하면 우울감 줄어든다

한 번씩 과거를 추억할 때가 있다. 이처럼 과거를 되돌아보는 시간이 정신건강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상당수의 지난 연구들은 이 같은 시간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대부분 단편적인 측면만으로 이 같은 결론을 내렸기 때문에 회상과 정신건강 사이의 명확한 인과관계를 설명하지는 못한다. 이에 보다 확실한 인과관계를 설명하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추억에 빠지면 임상적으로 우울한 감정이 줄어든다는 연구결과들이 발표돼 왔다. 그런데 반대로 행복한 감정을 자주 느끼는 사람이 과거 회상에 젖어들길 선호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그 인과관계가 모호했다.

이에 최근 호주 디킨대학교 연구팀이 종단연구를 통해 과거를 돌아보는 행위가 정신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근거들을 수집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평균연령이 26세인 실험참가자 171명을 모집해 일주일 간격을 두고 한 번은 우울한 정도를 수치로 평가했고, 또 한 번은 지난 한주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했다. 그리고 회상 시간의 주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분석했다.

연구팀은 과거를 회상하는 목적을 크게 두 가지로 분류했다. 하나는 현재 시점의 나는 과연 누구인가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 위해 과거에서 그 단서를 찾을 목적으로 회상에 젖어든다고 보았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현재 처해있는 문제를 해결할만한 충분한 기술과 성격적 특징이 있다는 점을 스스로에게 상기시키기 위해 과거 기억을 떠올린다고 보았다.

연구팀이 실험참가자들의 답변을 분석한 결과, 과거를 회상하는 행위가 곧바로 우울감의 수치를 떨어뜨리는 긍정적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한 주가 지난 뒤에는 우울증 수치 감소와 깊은 연관성이 드러났다. 회상이 당장 우울한 기분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일으키진 않지만 시간이 흐르면 우울증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이는 회상이 우울한 기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보다는 과거를 되돌아보는 과정에서 자존감을 회복하고 본인의 능력에 대한 자심감을 되찾으며 삶에 대한 의미를 형성하면서 긍정적인 심리적 효과가 일어나 우울한 감정이 줄어든다는 분석이다.

단 이번 연구는 우울한 감정을 느끼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을 뿐 임상적으로 심각한 우울증 환자로 판명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연구의 한계가 있다. 심각한 우울증에는 과거 회상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응용인지심리학(Applied Cognitive Psychology)저널’에 실렸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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