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 바이러스 공포에 모기기피제 시장 들썩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경계심이 다시 확산되면서 모기기피제를 판매하는 제약사 등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앤 슈챗 박사는 12일 “임신부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태아의 소두증뿐만 아니라 보다 다양한 선천적 장애와 연관돼 있을 수 있다”면서 “지카 바이러스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두려운 질병”이라고 했다.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의 앤서니 파우시 원장도 “지카 바이러스가 소두증 신생아 출산 외에도 사산과 조산, 태아의 실명, 신생아의 뇌 발달 저해 등에도 관여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증폭되고 있다”고 했다.

이 같은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발언이 알려지자 국내에서 모기기피제 ‘모스넷 스프레이’를 판매중인 명문제약 주가가 12일 오전 상승세를 기록하는 등 관련 업종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동국제약의 모기기피제 ‘디펜스벅스’도 비성수기임에도 불구, 해외에서 주목할 만한 지카 바이러스 뉴스가 나올 때 마다 매출이 급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카 바이러스 발생국 여행 시 이집트숲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면서 “긴팔 등을 착용하고 모기기피제를 사용할 것”을 당부하는 등 모기기피제를 지카 바이러스 예방 가이드라인에 명시하고 있다.

국내 모기기피제 시장에는 80여개의 제약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수많은 제품들이 경쟁하고 있지만 지난해까지 매출규모는 미미한 편이다. 모기기피제는 모기가 싫어하는 물질을 피부나 옷 등에 뿌리거나 발라 모기가 접근하는 것을 막아주는 제품이다. 국내 시장 규모는 지난해 400억여원 수준으로 매년 2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지카 바이러스로 인해 시장 규모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모기가 본격적으로 활동할 시기가 아닌데도 기피제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제약사 등은 벌써부터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국내 허가를 받은 218개 제품 대부분이 디에칠톨루아미드(이하 DEET, 106개 제품), 정향유(57개 제품), 이카리딘(27개 제품), 시트로넬라오일(10개 제품) 등을 유효성분으로 사용하고 있다.

DEET는 신경계통 부작용 등 안전성 논란이 지속됨에 따라 대부분 국가에서 사용 함량, 빈도, 사용 연령 등을 제한하고 있는 물질이다. 천연성분인 시트로넬라 오일은 우리나라와 미국은 허용하고 있지만, 유럽연합(EU), 캐나다 등은 오일에 들어 있는 메틸유게놀(methyl-eugenol) 성분의 발암가능성 문제로 사용을 금지하거나 검토 중에 있다.

정향유는 메틸유게놀의 전구체인 유게놀(eugenol)이 약 70-80% 이상 포함됐으나 우리나라만 모기기피 유효성분으로 허용하고 있다. 정향유가 포함된 제품은 녹십자 ‘모스케어액’, 현대약품 ‘버물가드액’, 경남제약 ‘모스팡액’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해 모기기피제 유효성분 함량표시 의무화와 DEET 이외 성분에 대한 영유아 사용 제한 등의 제도개선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요청한 바 있다. 식약처는 모기기피제 안전성과 관련 재평가 작업을 벌이고 있다. 오는 9월까지 독성평가, 11월 말까지 유효성 평가를 거쳐 내년이후 안전성 평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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