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에도 웨어러블… ‘스마트 뷰티’ 각광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다양한 첨단 IT기술들이 공개되는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인 이곳에 뜬금없이 화장품 업체인 로레알이 모습을 드러냈다. 로레알은 이 자리에서 작은 패치를 공개했다. 직경 1인치, 두께 50마이크로미터 크기로 피부에 붙여 자외선지수(UV)를 측정할 수 있는 웨어러블 장치였다.

미국의 뷰티시장이 진화하고 있다. 웨어러블 기술을 접목한 뷰티제품, 이른바 ‘스마트 뷰티’가 등장하고 있다. 시장통계 전문 글로벌기업인 ‘스태티스타’는 “지난해까지 스마트워치, 건강 트래커와 같은 시계용 웨어러블이 웨어러블 시장의 약 90%를 차지했지만, 앞으로는 스마트 뷰티, 스마트 주얼리, 스마트 패션 등의 품목들도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글로벌 리서치 기업인 마켓리서치 조사를 보면 올해 미국 화장품 시장은 62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웨어러블 시장도 오는 2018년까지 60억달러에 육박할 만큼 덩치가 커질 것으로 스태티스타는 내다보고 있다. 2012년과 비교하면 7배 이상의 성장세다. 로레알의 ‘마이 UV패치’는 최근 가장 뜨거운 웨어러블과 뷰티, 두 산업의 발전적 결합인 셈이다.

로레알의 피부과학 스킨케어 브랜드인 ‘라 로슈 포제’ 연구진이 개발한 ‘마이 UV패치’는 신축성 있어 모니터링하고 싶은 부위에 붙이면 된다. 웨어러블 장치는 딱딱하다는 틀을 깼다. 빛에 감응하는 패치 속 염료가 자외선 노출량을 체크하는데, 소비자가 이 패치를 스마트폰으로 찍어 전용 모바일 앱에 올리면 앱에서 자외선 노출량 정보를 알려준다.

피부과학에 기초한 로레알의 UV패치는 시장성을 잘 간파했다. 학계에 따르면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의 90%는 자외선 노출과 관련 있다. 현재 미국에서 피부암으로 치료 중인 환자만 매년 500만명에 이른다. 환자 수 증가는 곧 UV패치의 수요와 맞물리게 된다.

웨어러블 기술을 이용해 뷰티시장에 뛰어든 기업은 로레알만이 아니다. 프랑스의 스타트업 회사인 필리그린은 눈 밑에 붙이는 더모(Dermo)패치를 개발했다. 미세한 전류를 방출하는 이 패치는 피부세포를 자극해 주름을 개선해준다.

얼굴에 착용 가능한 LED 마스크도 있다. 스타트업 스킨케어 회사인 ‘라 뤼미에르’가 개발한 ‘일루마스크’는 세계 최초로 웨어러블 기술이 적용된 광치료 마스크다. 노화 방지와 여드름 방지용 두 제품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고, 현재 30달러도 안 되는 값에 판매되고 있다. 지난 2014년 출시돼 미국 가정용 뷰티시장에 붐을 일으켰다. 존슨앤드존슨 계열의 바이오벤처 투자사인 JJDC 등이 이 기술에 2000만달러를 투자했다.

해외 시장에서 K뷰티(한국의 뷰티 제품)가 상승세를 타고 있어 웨어러블 뷰티는 우리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측은 “뷰티 웨어러블 제품들은 삶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소비자들이 원하는 뷰티에 관한 니즈를 충족할 수 있어 성장성이 높다고 평가된다”며 “단순한 스킨케어나 메이크업 제품에 그치지 않고 한국 업체들도 신기술을 이용한 신제품 개발에 집중하는 것이 추천된다”고 말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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