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했던 직장 상사, 돌변하는 이유

착한 보스가 되기란 어려운 일이다. 지난해 국내 한 설문에서는 직장인 8천여명의 절반가량이 직장 내 스트레스 유발 일순위로 ‘직속 상사’를 꼽았다. 최근에는 착한 직장 상사의 행동도 어느 순간 돌변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미시간주립대학 연구팀은 ‘도덕 라이선스’라는 생소한 개념을 소개했다. 도덕 라이선스란 사람들이 착한 행동을 한 뒤 마음속으로 ‘다음에는 나쁜 행동을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현상을 뜻한다.

연구팀은 소매, 교육, 제조, 의료 등을 망라한 다양한 산업군의 고위급 리더 172명을 대상으로 직장 내 행동에 대해 설문한 결과, 도덕적이고 착한 직장 상사도 정신적 피로와 도덕 라이선스에 의해 결국 직원들을 고통스럽게 한다고 밝혔다.

심리학 전문가인 러셀 교수는 “직장에서 윤리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은 스스로의 이기심을 억제하면서 부하 직원의 능력뿐만 아니라 윤리적으로 행동하기 위한 수단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며 “착한 보스가 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연구에 따르면 아이러니하게도 직장 상사들은 도덕적인 행동을 한 직후 정신적 피로를 느끼고 도덕 라이선스를 발동시켰다. 존슨 교수는 “결과적으로 시간이 지난 후 자신의 부하 직원을 향해 독설을 퍼부었다”고 말했다. 직원들을 향한 분노는 조롱, 모욕 등으로 나타났고, 직원의 실수나 실패를 계속해서 떠올리도록 침묵했다.

도덕 라이선스에 대한 연구는 지금까지 많이 다뤄지지 않았다. 존슨 교수는 “기업 차원에서 윤리적 행동에 대해 더욱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정신적 피로를 해소하기 위해 근무 시간 중 다양한 방식으로 직원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충분한 수면, 건강한 식사와 함께 회사 밖에서는 업무 관련 전화나 메시지를 받지 않도록 할 것”을 권했다. 이 연구는 ‘응용 심리학 저널(Journal of Applied Psychology)’ 최신 온라인판에 소개됐다.

    송영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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