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아도 깊게 자라” 잘 못 자면 당뇨 위험 2.6배

 

잠을 잘 자야 비만도 예방하고 당뇨병에 걸릴 위험을 줄인다는 국내 연구결과가 나왔다. 숙면을 하지 못하면 렙틴 호르몬 감소로 식욕이 늘어나고 신체활동은 줄어들어 체중 증가와 함께 당뇨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김영식 교수팀이 자신의 만성질환 진료를 위해 병원을 찾았지만 당뇨병은 없는 성인(40∼75세) 563명을 대상으로 2년6개월 동안 수면의 질과 당뇨병 유병률의 관계를 추적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이 2일 전했다.

연구 도중 563명 가운데 29명(5.2%)이 당뇨병(공복 혈당 126㎎/㎗ 이상 또는 당화혈색소 6.5% 이상)으로 진단됐다. 수면의 질이 높은 사람의 당뇨병 유병률을 1로 잡았을 때, 수면의 질이 낮은 사람은 2.6이었다. 이는 밤에 푹 자지 못하는 사람은 잘 자는 사람에 비해 당뇨병 발생 위험이 2.6배 높다는 뜻이다.

김 교수팀은 연구 대상자의 수면의 질을 측정하기 위해 ‘피츠버그 수면 질 지수’(PSQI)를 사용했다. PSQI는 수면에 들어가는 시간ㆍ총 수면시간 등 각자의 평소 수면 습관을 점수화한 지수로 5점 이상이면 ‘질 낮은 수면’, 5점 미만이면 ‘질 높은 수면’ 상태다.

김 교수팀은 논문에서 수면의 질이 낮을 경우 당뇨병 위험이 높아지는 것은 “밤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체내 당 대사가 교란되고 인슐린(혈당을 낮추는 호르몬)은 물론 렙틴(식욕억제호르몬)의 분비가 감소하는 것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연구에서도 BMI(체질량지수)와 복부비만이 높을수록 당뇨병 위험은 약 1.2배, 4.4배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수면 시간이 5시간 이하로 짧아도 당뇨병 유병률을 특별히 높이지 않았다. 이는 당뇨병 위험을 높이는 것은 수면 시간이 아니라 수면의 질임을 시사 하는 결과다. 이 연구결과는 ‘대한의학회지’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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