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가 몸 밖으로… ‘위벽파열’ 기형아 급증

 

최근 중남미를 중심으로 ‘소두증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위벽파열’이란 생소한 질환을 갖고 태어나는 아기가 급증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히스패닉계 흑인 어머니들 사이에서 ‘위벽파열’ 기형아 출산이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다고 최근 밝혔다.

‘위벽파열(Gastroschisis)’이란 태아의 복벽이 정상적으로 형성되지 않아 주요 장기가 몸 밖으로 노출되는 선천성 질환을 말한다. 태아의 배에 구멍이 나서 밖으로 장기가 튀어나온 채로 자라는 기형이다. 보통 소장과 대장 일부가 배 밖으로 나오지만 신장이나 간이 빠져 나오기도 한다.

CDC는 1995년에서 2005년, 2006년에서 2012년 사이에 태어난 미국 14개 주의 ‘위벽파열’ 기형아 데이터를 합산해 분석했다. 그 결과 1995년-2005년에는 1만 명당 3.6명이 ‘위벽파열’ 질환을 가진 채 태어났으나 2006년-2012년에는 1만 명당 4.9명으로 30%가량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20살 미만의 백인 산모가 ‘위벽파열’ 기형아를 출산할 확률은 68% 증가했고 같은 나이 또래의 흑인 산모는 26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CDC에 따르면 매년 2000명이 ‘위벽파열’ 질환을 가진 채 태어난다. 70년대 연구진들은 이 같은 원인이 산모의 어린 나이와 연관이 있다고 봤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다고 했다. 10대 산모 수가 꾸준히 감소했기 때문에 청소년 출산과는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다만 학계는 임신 중의 음주나 흡연, 산모의 저체중, 성병 감염 등을 ‘위벽파열’ 기형아 출산의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미국 기형 및 발달장애 국립센터의 콜린 보일 박사는 “미국 임신부들 사이에서 ‘위벽파열‘ 증상을 가진 아기를 출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대규모 공중보건 연구를 통해 그 원인을 정확하게 알아내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위벽파열 증상은 임신 중 초음파 검진으로 확인 할 수 있다. 출산 전 태아의 장기가 양수에 그대로 노출돼 부어있는 데다 각종 균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아 출산 직후 수술을 통해 탈출 내장을 교정시켜야 한다. 합병증이 우려될 때는 여러 번의 추가 수술이 불가피하다.

    송영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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