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꿀팁] 다재다능해진 피부과 레이저.. 상담은 ‘필수’

 

최근 들어 피부 탄력이 부쩍 떨어지고, 잔주름이 생겨 고민인 30대 주부 조모씨. 새해 들어 고등학교 동창들과 가진 신년회에서 도자기 피부를 자랑하는 한 친구로부터 울세라레이저가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당장 피부과 상담을 예약했다. 의사를 만난 조씨는 다짜고짜 고가의 울세라 시술을 요구했지만, 피부상태를 살펴본 의사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고 했다.

연예인처럼 피부를 관리하고 싶어 하는 여성들 가운데 특정 레이저 시술을 미리 정해 피부과를 찾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들이 간과하고 있는 사실 한 가지. 레이저는 의사가 쓰는 도구일 뿐, 최신이며 고가인 특정 레이저가 피부 관리나 피부 문제 해결에 무조건 좋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러한 정보는 대부분 제공자에 의해 선택적 또는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정보인데, 받아들이는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그게 전부라고 받아들이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한 피부과 전문의는 “한 가지 병변만 다루는 레이저는 없고, 한 가지 병변이 한 종류의 레이저로만 치료되는 것도 아니다”며 “레이저는 의사가 쓰는 도구이기 때문에 똑같은 칼을 줘도 잘 쓰는 사람이 있고, 못 쓰는 사람이 있는 것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특정 레이저가 좋은가 나쁜가는 의사가 기계를 살 때에는 아주 중요한 문제이지만, 그 이후의 효과나 문제는 전적으로 의사의 실력 차이”라고 잘라 말했다.

현재 국내외에 나와 있는 피부과 레이저 장비는 종류만 수백여 가지에 이른다. 유행에 따라 레이저 시술도 변화하는 양상을 보였는데, 업계에 따르면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까지는 색소를 빼는 데 쓰는 CO2레이저와 혈관레이저 정도밖에 없었다.

피부 관리가 치료의 영역으로 인식되기 시작하면서 색소치료용 레이저가 대중화됐고, 보톡스의 등장과 프락셔널레이저의 보급화가 이뤄지면서 흉터와 주름 개선도 가능해졌다. 프락셔널은 레이저에너지를 마이크로빔 형태로 진피층에 침투시켜 재생효과를 일으키는 레이저이며, 울세라는 초음파를 이용하는 에너지 전달 기기이다.

레이저 기술이 발전하면서 치료 가능한 영역도 넓어졌다. 피부과 전문의인 구본철 원장은 “색소, 흉터, 주름, 지방제거, 리프팅 등 다양한 부분에 대한 레이저 시술이 가능해졌다”며 “점 하나도 표면에 있는 것, 깊이 있는 것, 푸르스름한 것, 검은 것 등 여러 병변이 뒤섞여 있는 형태라면 3가지 이상 각각 다른 종류의 레이저를 조합해 쓰기도 한다”고 전했다.

한때 유행했던 메조테라피(MESO)나 마이크로니들테라피(MTS)는 마케팅적 요소가 강하다. 보통 피부 진피층에 특정 주사를 주입해서 국소적으로 피부를 재생시키는 것을 메조테라피라 통칭하고, 레이저에너지를 쓰지 않고 롤러의 미세침을 이용한 시술을 마이크로니들테라피라 부른다. 또 다른 피부과 전문의는 “기존에 있었던 치료를 다르게 이름 붙여 하는 경우도 허다한데, 레이저 3개를 써서 점을 빼는 시술을 ‘트리플 점빼기’라 명명해 홍보하는 것도 하나의 예다”고 했다.

한국인 등 동양인들에게는 예민한 민감성 피부가 매우 많다. 색소침착이 잘 되거나, 노화가 잘 일어나는 피부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고가의 화장품에만 기대거나 특정 레이저에 경도돼 무작정 피부과를 찾기보다 자신의 피부상태를 알고, 꼭 필요한 치료부터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구본철 원장은 “(기본적으로 정상 피부인데 더 예뻐지고 싶어서일 뿐 아니라) 내 피부에 문제가 있어서 일단 정상으로 돌아간 뒤 예뻐지고 싶다면 우선 피부과 전문의를 찾으라”며 “대부분의 시술은 피부를 일단 비정상으로 만들었다가 이전보다 더 좋은 상태로 돌려놓는 시술이다. 미용 진료를 하는 의사라고 해서 모두 비정상적인 상태의 피부를 잘 다루는 의사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병의원에서 권하는 화장품은 환자 피부에 맞는 것을 객관적으로 진단해 거기에 맞게 골라주는 의미가 더 크고, 시술재료로서 병용되는 것들도 있다”며 “자격 요건을 갖춘 피부과 전문의에게서 받는 시술이라면 레이저 장비나 시술의 이름보다는 자기의 문제가 무엇이고 어느 정도까지 회복시킬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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