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들만…. 문형표 전 장관 메르스 ‘면죄’ 논란

 

감사원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부실 대응의 책임을 물어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의 해임 등 관계자 9명에 대해 중징계(해임·강등·정직)를 요구했으나 당시 주무부처 장관이었던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징계 요구 대상에서 빠져 논란이 일고 있다.

감사원은 14일 ‘메르스 예방 및 대응 실패’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고위 공무원에 대해서는 해임, 강등 등 중징계를 요구했다. 하지만 정작 ‘총괄 책임자’ 격인 문형표 전 장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아 ‘면죄부’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감사원이 메르스 방역 실패의 원인과 책임을 규명하기 위해 지난해 9월 10일부터 10월 29일까지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등 18개 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감사 결과, 지난해 메르스 사태는 인재로 인한 총체적 부실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이날 “메르스 사전 대비와 초동 대응, 병원명 공개 등 방역업무를 부실하게 처리한 양병국 본부장 등 관계자 9명을 중징계 요구하고, 복지부 고위공무원 7명에 대해서는 감봉 등 경징계를 해당 기관에 요구했다”고 밝혔다. 또한 보건복지부에는 병원명 공개 지연 등에 대해 4건의 주의, 질병관리본부에는 감염병 예방업무와 관련 5건의 주의를 요구했다. 이와 함께 삼성서울병원에 대해서는 방역 당국에 14번 환자 접촉자 명단을 늦게 제출한 책임 등을 물어 관련 법률에 따른 적정한 제재조치를 하도록 했다.

메르스 사태 당시 주무부처를 이끌었던 문형표 전 장관에 이어 장옥주 전 차관도 징계 대상에서 제외됐다. 당시 질병관리본부장이었던 양 전 본부장에 대해서는 해임 요구를 하면서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장을 맡았던 문 전 장관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메르스 방역 사령탑이었던 문형표 전 장관은 징계는커녕 오히려 지난해 12월31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 취임했다. 메르스 사태 부실 대응에 책임을 지고 물러 난지 4개월 만에 500조원의 국민 노후자금을 운용하는 책임자로 ‘금의환향’했다. 메르스와 관련해 부하직원들은 대규모 징계 사태를 맞고 있는데, 정작 책임자였던 사람은 본인의 전공분야(연금 등)의 최대 조직 수장으로 취임해 형평성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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