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한 알로 여러 병 치료… ‘이종 복합약’ 각광

 

병은 따로 또 같이 온다. 여러 만성질환이 겹쳐 한꺼번에 나타나는 대사증후군 환자가 늘면서 제약시장에서는 이종 복합제 개발을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약 한 알로 2가지 질환에 대처하는 복합제는 고혈압과 고지혈증 치료제 시장에서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고혈압+고지혈증’ 복합제 인기 = 고혈압 환자는 대부분 동반질환을 갖고 있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전국의 내과 전문의 14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를 보면 고혈압 환자의 절반 정도는 당뇨병을 함께 앓는다. 당뇨병과 고지혈증을 함께 앓는 사람도 37.3%나 됐다.

이처럼 만성질환자들의 질병 부담이 늘어나면서 복합제에 대한 선호도는 높아지고 있다. 두 가지 약을 병용해서 처방할 때 먹기 불편한 점을 덜 수 있어 매력적이다. 특히 고혈압과 고지혈증 복합제의 상승세가 눈에 띤다. 제약업계 시장조사전문기관인 유비스트 자료를 보면 지난 해 고혈압, 고지혈증 복합제 시장의 반기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75%나 증가했다.

현재 가장 많이 처방되는 리딩 품목은 화이자의 카듀엣(아토르바/암로디핀 성분)이다. 한미약품의 로벨리토(아토르바/일베살탄)와 대웅제약의 올로스타(로수바/올메살탄)는 월 처방 10억원대를 형성하며 지난해 이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올로스타는 최근 미국에서 임상2상을 마치고, FDA에 신약허가신청을 추진 중이다.

유한양행의 듀오웰(로수바/텔미살탄), LG생명과학의 로바티탄(로수바/발사르탄)이 뒤를 쫓고, JW중외제약과 일동제약도 각각 리바로브이(피타바스타틴/발사르탄), 텔로스톱(텔미사르탄/로수바스타틴)을 내놓으며 경쟁에 합류했다.

이제는 3제, ‘카나브’ 행보 주목 = 제약업계는 올해에도 복합제가 시장을 이끌어갈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점차 경쟁에 속도가 붙으면서 3가지 성분을 섞는 ‘3제 복합제’에 대한 임상시험도 진행 중이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고혈압치료제 성분인 텔미사르탄, 암로디핀에 고지혈증치료제 성분인 로수바스타틴을 더한 ‘TAR정‘의 임상3상에 가장 먼저 진입했다. 유한양행, 대원제약, 제일약품, 종근당도 같은 성분의 3제 복합제를 개발하고 있다.

경동제약은 발사르탄, 암로디핀, 로수바스타틴 복합제, 한미약품은 로사르탄, 암로디핀, 로수바스타틴 복합제, 보령제약은 자사 고혈압 신약인 카나브(피마사르탄 성분)에 암로디핀, 로수바스타틴을 더한 복합제를 개발 중이다.

특히 국내 고혈압 치료제 시장을 평정하고, 지난 2014년 9월 멕시코에서 공식 발매된 토종신약인 보령제약 ‘카나브’의 행보가 주목된다. 카나브는 최근 이뇨복합제에 대한 판매허가도 획득해 중남미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멕시코에서 발매된 지 1년도 안 된 지난 해 8월에는 순환기내과 ARB계열 단일제부문에서 주간 처방률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보령제약 정형진 상무는 “새로 개발하는 고혈압복합제 등이 10% 정도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면 카나브 패밀리가 오는 2020년까지 2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10년 후에는 고혈압과 고지혈증, 당뇨 등 세 가지 병을 하나의 약으로 커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태홍 보령제약 대표이사는 “제품의 차별화된 우수성은 임상 시험의 데이터로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영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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