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의 날… ‘짬밥’은 달라져도 짬밥?

국군의 날(10월 1일)이 돌아오면 군대 시절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군대하면 생각나는 것이 힘든 훈련과 엄격한 규율 등이지만 ‘짬밥’의 추억을 빼놓을 수 없다.

흔히 ‘짬빱’으로 부르는 짬밥은 군대에서 먹는 밥을 말한다. 먹고 남은 밥을 이르는 ‘잔반’에서 변한 말이다. 짬밥은 연륜을 의미하는 은어로 사용하기도 한다. 군대 뿐 아니라 직장에서 “내가 인생 짬밥이 몇 년인데…”라면서 호통치는 사람도 있다.

맛없는 군대 식사를 표현할 때도 짬밥이라는 말을 쓰기도 했다. 짬밥 먹기가 싫어 PX(군대 내 매점)를 들락거리는 군인들이 많던 시절이다. 해마다 국군의 날이면 특식이 제공되곤 했는데, 평소에는 먹지 못하던 다양한 메뉴가 많았다.

최근 군복무중인 조카나 방송을 통해서 요즘 짬밥은 예전 짬밥과 다르다는 것을 실감한다. 맛도 좋을 뿐 아니라 자율배식 등으로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 군내에서 ‘잔반 남기지 않기’ 캠페인을 벌일 정도다.

부대 환경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갈비, 잡채, 부침개 등 다양한 반찬이 계절에 따라 별미로 제공된다. 냉면이나 떡국, 삼계탕도 흔하고 후식으로 과일이나 요플레 등도 먹을 수 있다. 군내 영양사들은 신세대 장병의 입맛에 맞는 음식들로 식단을 짜느라 늘 고민한다고 한다. 장병에게 필요한 칼로리까지 세밀히 고려한다는 것이다.

이들이 가장 신경쓰는 것은 제철재료와 천연재료라고 한다. 봄에는 산에서 냉이, 쑥, 참나물 등을 직접 채취해 맛깔나게 무쳐내 장병들의 입맛을 돋운다. 겨울에는 손수 김장을 담그고 시래기와 우거지를 직접 말려 뜨끈하고 구수한 국밥을 끓여낸다. 장병들의 건강을 위해 화학조미료는 일체 사용하지 않는 곳도 있다.

국군의 날 특식만 손꼽아 기다리던 ‘왕년의 전사’들은 격세지감을 느낄만 한다. 물론 모든 부대가 예전의 ‘짬밥’에서 벗어났다는 것은 아니다. 맛있는 식사라도 군대에서 먹는 밥은 여전히 ‘짬빱’이란 말도 있다. 우리 조카들이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하게 국방의 의무를 다하길 기대한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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