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따라 줄어드는 친구… 마음엔 어떤 영향?

 

특별히 대인관계를 중시하는 직업을 갖고 있지 않다면, 대체로 나이가 들수록 연락하며 지내는 사람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직업이라 해도 사적인 영역에서의 친구 수는 이전보다 줄어든다. 점점 줄어드는 친구 수가 개인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20대 때의 친구 수와 30대 때의 친구와의 친밀도가 정신건강과 밀접한 연관관계에 있다.

미국 브루클린대학교 연구팀이 최근 친구가 개인의 인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했다. 일생동안 밀물처럼 밀려왔다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친구들이 개인의 정신건강에 분명 영향을 미치고 있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이 연구팀에 따르면 중년에 이르러 느끼는 행복감은 20대 때 사귄 친구수와 30대 때 주변 친구들과의 관계에 의해 예측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연구팀은 로체스터대학 재학생이었던 학생 200명을 대상으로 이번 연구 데이터를 얻었다. 실험참가자들이 20대였던 1970년대와 30대였던 1980년대 각각 2주간 그들의 사회적 유대관계에 대해 일기를 쓰도록 했다. 하루동안 얼마나 많은 친구들과 어울렸는지, 또 친구와의 친밀도 및 호감도는 어떤지 기록하도록 한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50대가 된 2007~2008년에 걸쳐 그들의 정신건강을 측정했다. 실험참가자들은 이 검사를 통해 우울증, 외로움 등을 평가받게 된다.

검사 결과, 20대 때 친구를 많이 사귄 사람일수록 50대에 건강한 정신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30대에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가까운 친구가 있었느냐의 여부다.

물론 이번 연구는 몇 가지 한계점이 있다. 고등교육을 받고 경제적으로 순탄한 생활을 해온 백인들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모든 사람에게 이 연구결과를 적용시킬 수 없다는 점이다.

또 1980년대와 2015년 20~30대의 삶이 크게 달라졌다는 점 역시 연구결과를 현재 그대로 적용키 어려운 이유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셰럴 L. 카마이클 연구원은 “실험 당시 20살은 성인 ‘초기’였다면 지금은 ‘아주 초기’라고 볼 수 있다”며 “반면 30살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완전한 성인에 접어들었다고 평가된다”고 말했다.

시대가 변하면서 20대는 ‘아주 어린 성인’으로 평가되는 반면, 30대는 여전히 ‘완전한 성인’으로 보는 미묘한 시각이 개인의 행복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1980년대에는 30대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는 것이 당연했지만, 지금은 미혼인 사람들이 많다는 점에서 ‘친구’라는 존재의 의미가 다를 수 있다.

오늘날 친구를 만나는 방식이 달라졌다는 점 역시 고려해야할 부분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성장으로 온라인상 친구가 늘면서 이들을 친구에 포함해야 할지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도 이번 연구가 의미 있는 것은 나이를 먹고 가정을 꾸리면서 광범위한 대인관계가 어려워진 사람도 정신적 교감이 가능한 가까운 친구가 있다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지 않을 확률이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부분이다. 이번 연구는 ‘심리·노화저널(Journal Psychology and Aging)’에 발표됐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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