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태원 회장 복귀… 제약사업 속도 내나

 

최태원 회장이 광복절 특사로 풀려나면서 SK의 차세대 성장 동력인 제약.바이오 사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히 백신 사업에 역량을 모으고 있는 SK케미칼의 계열 분리가 추진될지 여부도 관심사다. SK케미칼은 최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창원 부회장이 중심이 돼 사실상 독자 경영 체제를 갖췄다.

현재 SK그룹의 제약·바이오 사업은 지배구조상 투트랙 구조다. SK-SK바이오팜-SK바이오텍으로 이어지는 신약개발 사업과 SK케미칼-SK플라즈마로 이어지는 백신·혈액제 사업이 양축이다. 신약개발 전문사인 SK바이오팜은 통합지주사인 SK의 100% 자회사이며, SK바이오팜의 100% 자회사인 SK바이오텍은 의약품 생산을 맡고 있다.

SK바이오팜은 SK에서 생명과학사업 부문을 따로 떼어 설립한 회사다. 중추신경계 분야에서 혁신적인 신약후보물질들을 개발하고 있다. 수면장애의 일종인 기면증 치료제가 최근 미국에서 3상 임상시험에 들어갔고, 뇌전증 신약도 3상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과민성대장증후군과 파킨슨병 등 총 14건의 임상시험을 승인받아 진행 중이다.

SK바이오팜은 기면증과 뇌전증 신약의 출시 목표를 오는 2018년으로 잡고, 신약들의 개발 경과를 살펴 기업공개(IPO)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기면증 치료제의 경우 지난 2011년에 수면장애 분야 세계 최대 제약사인 미국 재즈사에 기술 라이선스가 수출됐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신약 성공을 통한 IPO는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임상시험과 성장잠재력이 높은 신약개발사 인수합병을 위한 자금 조달을 가능케 할 것”이라며 “임상 진행 중인 다수의 라인업들이 제품화되면 매출 성장성이 높아지고, 로얄티 수입 등도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SK케미칼은 백신 사업에 힘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말 국내 최초의 세포배양 독감백신인 ‘스카이셀플루’가 보건당국의 시판 허가를 얻어 이 달 출시됐다. 세계적으로 세포배양 독감백신 개발에 성공한 제약사는 글로벌 기업인 노바티스와 박스터에 이어 SK케미칼이 세 번째다.

세포배양 방식으로 만든 독감백신은 기존의 유정란 방식과 달리 계란을 이용하지 않아 항생제나 보존제를 쓰지 않고,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에게도 접종 가능하다. 2개월 안에 백신을 공급할 수 있어 긴급 상황에 빨리 대처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SK케미칼은 이와 함께 지난 달 자체 개발한 혈우병치료제의 FDA 신약 시판허가 신청도 마쳤다.

SK케미칼의 혈액제 사업을 이끌 SK플라즈마는 이머징 시장 공략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북미시장의 규모가 가장 크지만, 경쟁사인 녹십자가 오랫동안 공을 들이고 있어 전략적인 선택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SK케미칼은 경북 안동에 세포배양 백신공장을 짓고, 혈액제 공장 건설을 추진하는 등 과감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최태원 회장의 복귀로 제약과 바이오 사업에 대한 공격적인 경영이 예상되는 가운데 SK케미칼이 SK그룹 계열에서 분리돼 지주회사로 전환될지도 주목된다. SK케미칼은 지난 2007년 SK그룹이 지주사 형태로 전환할 때 그룹의 지배구조에서 벗어나 최창원 부회장이 사실상 분리경영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 부회장은 향후 계열 분리를 염두에 두고 SK케미칼에 대한 지배력 강화와 계열사 간 지배구조 단순화에 신경 쓰고 있다. 하지만 최 부회장의 SK케미칼 보유지분이 13.2%에 불과해 지주사 전환을 위해선 지분 확대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선 최 회장의 용인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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