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환자, 잠만 잘 자도 증세 호전

충분한 수면은 건강에 매우 중요하다. 성인은 하루 평균 7~9시간은 잠을 자야 한다. 중요한 것은 수면의 양이 아니라 질이다. 단 1시간을 자더라도 질 좋은 수면을 취해야 한다. 수면장애는 노인, 특히 퇴행성 신경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에게는 기존 질병을 악화시키거나 건강에 악영향을 미쳐 주의가 필요하다.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야간에 잠을 충분히 자면 인지 및 행동 장애가 개선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박기형 교수가 환자 117명(알츠하이머병 환자 63명, 연령과 성별 대응 비치매 노인 54명)을 대상으로 야간 수면 특성을 평가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박 교수는 이 같은 연구논문을 2014년 임상신경학 저널(Journal of Clinical Neurology)에 발표했다.

연구 결과,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수면의 양과 질이 낮으면 공간 기억력이 저하돼 길 찾기 등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또 전두엽기능이 떨어져 인지저하와 이상행동이 악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야간 수면 시 자주 깨지 않고 수면을 잘 취하는 경우 공간기억이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간, 야간 수면장애가 있는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우울증이 잘 나타난다. 우울증의 증상 중에서 무감동이 많이 동반되는데, 무감동은 목적지향적인 행동이 사라지고 지적인 흥미가 없으며 감정과 정서상의 무관심이 커지는 증후군이다.

무감동을 겪는 노인은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고 기능적, 인지적 장해를 겪을 확률이 높아 예후가 나쁘다. 무엇보다 우울증 치료를 방해한다. 박기형 교수팀의 연구결과 수면효율이 좋지 않은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무감동이 더 잘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에도 수면장애가 있는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공격성이 두드러질 수 있다.

박기형 교수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수면장애를 치료하면 인지기능을 호전시킬 뿐 아니라 우울증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면서 “노인 수면장애 치료를 위해서는 개인의 특성에 맞춰 치료해야 하기 때문에 전문의의 상담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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