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기회’라 생각될 때 사기꾼 기질 발동?

사람은 남을 속일 수 있는 기질이 있다. 이를 얼마나 제어하고 통제하느냐의 여부에 따라 사기꾼이 되기도 하고, 신뢰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사람은 언제 특히 더 남을 잘 속일까. 최근 연구에 따르면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이 들 때 특히 더 잘 속이는 경향이 있다.

최근 런던비지니스스쿨의 다니엘 에프론 교수팀이 속임수에 관한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실험참가자 847명에게 혼자 방에 들어가 동전을 던지도록 했다. 연구팀은 이 실험이 ‘사이코키네시스(염력)’가 있는지의 여부를 확인하는 실험이라고 이야기했다. 사이코키네시스는 물리적인 힘을 가하지 않고 오직 마음만으로 물체를 움직이는 능력을 말한다.

실험참가자들은 동전을 던지기 전 마음속으로 앞면과 뒷면 중 어떤 면이 나올지 예측했다. 그리고 동전을 던진 결과가 나오고 난 직후 앞서 생각했던 예측을 컴퓨터에 기록했다. 연구팀은 실험참가자들의 예측이 맞을 때마다 10센트의 보상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연구팀은 모든 실험참가자들의 평균 성공률을 계산했다. 특히 7번째 던졌을 때의 전체 평균 성공률에 주목했다.

총 13회 던질 기회를 주겠다고 말한 실험참가자들의 7번째 평균 성공률은 그 이전 성공률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그런데 총 7번 던질 기회를 주겠다고 말한 실험참가자들은 7번째 성공률이 앞선 성공률보다 높아졌다. 7번째가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 때문에 예측을 거짓 기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연구팀이 총 7번 던질 기회를 준 실험참가자들에게 앞으로 몇 번 더 던질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하자 또 다시 성공률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연구팀이 전체적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실험참가자들이 마지막 기회라고 여긴 순간 성공률이 가장 높아졌다.

그렇다면 왜 사람은 마지막 순간이라고 여기는 순간 이처럼 속임수를 쓸까. 과학자들은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우선 정직한 행동을 통해 스스로를 도덕적인 사람으로 합리화하거나 포장한 뒤 마지막에 남을 속이는 것일 가능성이 있다. 또 후반으로 갈수록 남을 속인다는 행동에 무뎌지기 때문일 수도 있다. 계속해서 유혹을 참아오다 결국 마지막에 자제력을 잃게 된다는 주장도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사람들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남을 더 잘 속이는 속성이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 이러한 심리를 이용하면 사람들이 남을 속이거나 거짓말을 하는 행동을 덜 하도록 만드는 전략을 짤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성격 및 사회심리학저널(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에 실렸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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