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왜 남의 일에도 슬퍼할까

사람이라면 누구나 평생 행복하고 즐거운 일로 가득한 인생을 꿈꿀 것이다. 그런데 때로는 자신의 일이 아닌 남의 일에 한껏 슬퍼하며 스스로 기분을 침체시킬 때가 있다. 왜 굳이 상대방의 슬픔에 동조하며 자신의 기분까지 침울해지도록 만드는 걸까. 이처럼 다른 사람의 슬픔에 동조하는 행동은 소속감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이스라엘의 한 연구팀이 슬픔 동조 현상에 대한 연구를 진행, 학술지 ‘인지와 정서(Cognition and Emotion)저널’에 논문을 게재했다. 연구팀은 이스라엘 국가기념일에 유태인계 이스라엘인들의 반응을 살피는 방법으로 이번 실험을 진행했다. 이 기념일은 테러로 인해 사망한 민간인과 이스라엘 군인들을 기리는 날이다.

연구팀의 실험에 따르면 유대인계 이스라엘인 중 이스라엘 국가에 강한 소속감을 느끼는 사람일수록 슬픔에 동조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 이들은 자신이 느끼는 슬픔이 이스라엘이라는 국가에 대한 친밀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았다.

또 연구팀은 실험참가자들에게 얼굴이 담긴 두 장의 사진을 보여주고 유대인계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인을 구분하도록 했다. 그리고 실험참가자들이 어떤 대답을 하든 ‘정답이 아니다’라는 가짜 피드백을 주었다. 이로 인해 실험참가자들이 자신이 속한 국가의 국민도 분별해내지 못한다는 실망감에 빠지도록 한 것이다.

실험 결과, 정확한 피드백을 받은 그룹에 비해 거짓 피드백을 받은 그룹은 국가기념일에 사람들이 느끼는 슬픈 감정을 더욱 공유하고 싶다는 심정을 드러냈다. 다른 사람과의 감정 공유를 통해 자신의 소속감을 더욱 공고히 하고 싶은 심리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사람은 자신이 속한 사회에 대한 소속감을 느끼기 위해 이처럼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읽어내려는 습성이 있다.

선행 연구들에 따르면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의도적으로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가령 공격성을 발휘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의도적으로 자신의 화를 더욱 북돋울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인간의 습성을 재확인한 동시에 이러한 행동이 소속감과도 결부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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