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거점 치료 병원에 에크모팀 지원

에크모(ECMO)가 대중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은 작년 이맘때였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하면서 에크모를 쓴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에크모는 환자의 피를 몸 밖으로 빼내 혈액에 산소를 주입한 뒤 다시 몸속으로 넣어주는 ‘체외막산소화장치’이다. 심폐기능이 정지되거나 상실된 응급환자에게 쓰는 최신 의료장비다.

지난 20일 현재 메르스에 감염돼 치료를 받는 환자 중 4명이 에크모에 의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치료 중인 환자 106명 가운데 15명이 불안정한 상태이며, 이 가운데 4명은 에크모 치료를 받고 있다. 최근 해외 연구에서는 에크모를 활용한 심폐소생술(ECPR)이 심정지 환자의 생존율을 크게 높이고, 급성호흡부전환자에서 인공호흡기나 약보다 효과가 좋은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연간 20례 이상 에크모를 시행하는 의료기관은 10여곳에 불과하다. 흉부외과 전문의와 체외순환사, 간호사 등 최소 3인의 전문 인력이 필요하지만, 에크모 경험이 많은 전문가는 많지 않은 상황이다.

대한병원협회는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 지난 18일 상임이사와 시도병원회장 합동회의를 열어 메르스 환자를 치료 중인 일선 지역거점 치료병원들을 위해 에크모팀을 지원하기로 했다. 흉부외과 전문의들 사이에서도 메르스로 인한 높은 사망률과 빠른 폐부전 진행 등을 고려했을 때 에크모 조기 삽입과 같은 적극적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20일 브리핑에서 “메르스로 인한 에크모 치료는 모두 건강보험이 적용된다”며 “의료진들이 에크모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진료비 걱정 없이 적극적인 진료에 임해달라”고 했다. 지난 2006년 이후 에크모 시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의료계 내에서는 에크모를 써서 환자가 사망하면 급여비를 삭감당하는 사례가 많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잇따랐다.

메르스 지역거점 치료병원에 대한 에크모팀 지원은 병협 요청으로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산하 에크모연구회가 맡게 된다. 에크모연구회는 다음 주 초에 메르스 환자의 에크모 치료에 대한 권고사항 개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20일 현재 메르스 추가 확진자와 사망자는 나오지 않아 메르스 확산은 진정 국면을 보이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메르스 확진자는 166명, 사망자는 24명이다. 전날보다 퇴원자는 6명 증가해 지금까지 36명이 일상으로 복귀했다. 메르스 확진자의 경우 병원 환자가 46%, 가족이나 문병인 36%, 병원 관련 종사자가 18%를 차지하고 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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