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한류? 메르스 여파 조롱거리 된 한국

 

한미영의 ‘의사와 환자 사이’

메르스 사태로 불거진 한국의료의 현실적인 문제점이 쟁점화 되면서 경제학자를 비롯해 정치가, 언론사의 논설위원은 물론 외신까지 나서서 메르스 확산의 주요인이 됐던 국내 의료서비스의 구조적 문제점을 속속들이 끄집어내고 있다. 거기에 WHO(세계보건기구)의 메르스 확산 진단결과발표가 이어지면서 한국의료서비스는 유래 없는 뭇매를 맞고 있다.

의료서비스는 특수 전문지식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감염의 온상이 된 병원시설과 서비스에 대한 정확하고 거침없는 지적을 쏟아내고 있다. 예를 들어 환자의 회복을 돕는 입원실이 6인 이상의 환자와 보호자, 문병 온 사람들로 넘쳐나는 것은 분명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또한 병원이라는 곳은 환자를 보호하고 관리하는데 있어 외부에 출입을 엄격히 제한해야 하지만 문병을 구실로 제한 없이 드나드는 자유로운 환경은 환자는 물론 그 가족과 방문객까지 위험에 빠뜨린 꼴이 됐다.

보호자에게 안락한 잠자리를 제공했던 간병침대까지 거론되면서 병원 곳곳의 시설들이 결국 환자가 쾌적하게 머물러야 할 공간에 장애물로 취급되기도 했다. 응급환자 분류체계가 적절히 수용되지 못한 응급실의 협소한 환경은 무엇보다도 많은 질타를 받았다.

외신에서는 위생관념이 부족한 우리 내 병원서비스문화를 가차없이 지적하고 개선할 것을 일괄적으로 지적했다. 일회용 캡 없이 체온계를 사용하고 채혈 시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도구로 일회용장갑을 착용하지 않는 것은 의료인 자신을 보호하고 환자에 대한 주의를 다 하지 않은 것처럼 비춰졌다.

그간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들이 지적되면서 의료현장에서는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무엇부터 바뀌어야 하는지 감도 못 잡고 있다. 현실적인 문제는 여전히 우리의 발목을 잡고 말았다. 저가 보험정책으로 다인실이 묶여 있고, 간병을 위한 전문간호인력의 투입은 인건비 동반상승을 초래하는 하는 만큼 환자의 편의상, 병원의 사정상 암묵적으로 방치될 수밖에 없다.

메르스 사태 이후 세계적인 의료기술 보유국으로 평가 받으면서도 서비스는 덤핑처리 되는 모욕을 경험해야 했다. 매년 한국의료를 찾던 외국인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었지만 의료한류의 급물살을 타기도 전에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 힘 빠지는 상황이 돼 버렸다.

과연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을까? 누구의 잘잘못을 따질 때는 이미 지났다. 대 놓고 늑장 대응 만을 문제 삼기도 그렇다. 초기에 막지 못한 방역체계를 탓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의료쇼핑에 자제력을 잃을 국민도, 공익을 배제한 병원의 도덕적 해이도 메르스 사태를 키웠던 공범이기는 마찬가지다.

국민들의 무분별한 의료쇼핑을 막지 못한 채 저수가로 병원을 옥죄어 관리의 기능보다는 감독의 기능만을 다하지는 않았는지 정부 스스로 돌아보길 바란다. 정부의 통제력도 이제는 방법을 달리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 의료수준을 공공성으로 묶어 놓기 보다는 서비스의 양과 질이 같이 가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보다 나은 서비스개선에 하나 둘 물꼬를 터 주어야 한다.

왜 그간 별 문제없이 제공되던 의료서비스가 새삼 문제가 돼 국제적인 조롱거리가 됐는지 곱씹어 볼 때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익숙해져 있던 것에 대한 개선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데 있을 것이다. 익숙한 의료서비스 환경에 환자와 그 가족에게 희생을 강요한 일은 없는지,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방편으로 비용으로 지불할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았는지 되돌아 볼 시점이다.

또한 지금은 한국의료가 가차없는 지적을 받을 때이다.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메르스는 우리나라 경제전반에 걸쳐 심각한 타격을 주었지만 분명 이를 계기로 도약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제 값 치르고 성장을 앞당기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비로소 생명을 담보로 일선 현장에서 메르스와 싸워가며 의료진의 사명을 다하는 이들에 대한 보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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