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길’ 고집하면 주도적인 삶일까

 

주류에 속하든 비주류에 속하든, 부유하든 가난하든 사람은 누구나 자기 삶의 주인공이다. 스스로의 삶을 주관하고 능동적으로 살아가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삶의 자율성을 높이기 위해 다른 사람과의 사회적 교감을 외면하고 고독한 길을 택하는 사람들이 있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이러한 방식은 자율성을 높이기는커녕 오히려 삶의 만족도를 떨어뜨린다.

호주 퀸즐랜드대학교 심리학과 연구팀에 따르면 인간과 동물은 자율성이 보장되는 삶을 추구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 자율성을 잃으면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괴로워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체에 소속감을 느낄 때 실질적인 삶의 만족도가 향상된다.

선행 연구자들은 인간이 단체에 소속되길 원하는 이유가 ‘사회적 지지’에 있다고 보았다. 자신을 지지하고 지원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 때문에 자부심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단 개인의 자율성이 줄어들고 집단의 통제 하에 놓이게 된다는 단점이 있다고 보았다. 그런데 이번 연구팀이 이에 반박을 제기했다. 과연 개인이 단체에 소속된다고 해서 자율성을 더 통제받는다는 느낌을 받게 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지난 2012년 미국 대통령 선거 직후 투표에 참여한 미국인 12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지지한 후보자가 속한 당에 얼마나 소속감을 느끼는지, 스스로의 삶이 통제 영역 하에 있다고 생각하는지 등에 대해 물은 것이다.

그리고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데이터를 분석해보았다. 그 결과, 오바마를 지지한 사람들 중 민주당에 강한 소속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스스로의 삶을 주도하고 있다고 느끼는 경향이 강했다.

또 공화당 후보를 지지한 사람들은 민주당에게 권력을 빼앗겼다는 기분을 느끼면서도 집단에 대한 소속감이 약한 사람들보다는 스스로의 삶을 보다 주도적으로 주관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47개국 6만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더 큰 규모의 연구에서도 지역사회, 민족, 인종 등에 대한 소속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스스로의 삶을 보다 주도적으로 운용하고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 또 이런 감정을 느끼는 사람들일수록 삶에 대한 행복감이 컸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생활하다보면 자율성을 포기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기존 연구자들은 소속감을 느끼는 사람일수록 다른 사람에 의해 자신의 삶이 좌우된다는 느낌을 받을 것으로 보았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 정반대의 결과가 도출됐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공동 작업을 하고 협력하는 사회 영역 안에서 보다 큰 행복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집단 속에서 유사성과 동질감을 느끼는 동시에 각자의 독자성을 생성한다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는 ‘성격·사회심리학저널(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에 실렸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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