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신부전 매년 급증… 고령자 요양병원行

 

요양병원에서 만성신부전증으로 투석치료를 받는 고령 환자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투석치료 자체가 만만치 않은데다 대부분 만성질환으로 여러 합병증이 동반된 경우여서 집에서 돌보기 힘든 여건이 요양병원행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 2009-2013년까지 분석한 건강보험진료비 지급자료에 따르면 만성신부전증 환자 증가폭은 요양병원이 19.1%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종합병원 14.7%, 상급종합병원 12.4%의 순으로 나타났다. 진료비도 요양병원이 31.3%로 가장 많이 증가했고, 약국 20.5%, 요양병원을 제외한 병원 12.9%의 순이었다.

건강보험으로 진료 받은 만성신부전증 환자는 2009년 9만여명에서 2013년 15만여명으로 해마다 13.6%씩 늘었다. 남녀 모두 연평균 12-14% 정도 증가했는데, 남성 환자가 여성보다 1.55배 많았다.

만성신부전증은 보통 3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콩팥 기능이 떨어져 있는 질환이다. 인구 고령화와 이로 인한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자들이 크게 늘면서 만성신부전증 환자도 급증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최근 간단한 혈액검사와 소변검사 등 국가검진을 통해 조기진단율이 높아진 것도 환자 증가의 한 원인으로 꼽고 있다.

자연 만성신부전증 환자는 인구 10만명당 80세 이상이 1758명으로 가장 많았고, 70대 1520명, 60대 856명의 순으로 고령층에서 많았다. 80세 이상에서 환자 증가폭 역시 인구 10만명당 연평균 17.9%로 가장 높았다. 65세 이상 환자는 65세 미만의 8.81배에 이르렀고, 남성은 10배, 여성은 8배 이상 많았다.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신장내과 강이화 교수는 “신장 자체도 노화로 매년 약 0.8-1.4 mL/min/1.73m2의 속도로 신기능이 감소하게 돼 80세 이상 고령의 인구에서 만성 신부전 환자의 비율이 많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치매와 뇌졸중, 심장질환 등 여러 합병증을 동반한 고령의 만성신부전증 환자들은 집에서 돌보기 쉽지 않아 가족들이 요양병원에 위탁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강 교수는 “투석 치료가 필요한 상태인 경우 거동이 불편하거나 인지기능이 부족한 분들이 많아서 혈액 투석을 위해 주 2-3회 통원 치료를 받거나 주기적으로 복막 투석을 유지하는 과정에 환자와 가족들이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며 “결국 상급병원에서 응급치료가 종료되면 이런 고령의 만성 신부전 환자들은 장기적으로 요양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게 되므로 요양병원에서 만성신부전증 진료환자 관련 진료비가 급증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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