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 정신에도 영향… 불안증 유발 가능성

반복되는 황사와 미세먼지가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실외뿐 아니라 매일 통근시간 이용하는 지하철역 내의 초미세먼지도 기준치를 초과하는 수준이다. 이처럼 오염된 공기가 신체건강은 물론 정신건강까지 해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영국의학저널(BMJ)’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대기오염은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미국에 거주하는 57~85세 사이의 여성 7만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연구팀은 실험참가자들에게 특정 공포증이나 염려증 등 불안 증상이 있는지 물었다. 그 결과, 15%의 여성들이 높은 불안감을 보였다. 또 이들의 상당수는 공기가 나쁜 지역에 거주하고 있었다.

즉 오염된 공기에 노출된 사람일수록 불안 증상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오염된 공기는 화석연료의 연소, 자동차 배기가스, 동력장치를 비롯한 공업용 자원 등을 기준으로 평가했다.

단 대기오염이 직접적으로 불안감을 일으킨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 다만 공기오염과 불안 증상 사이에 연관관계가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공기의 질이 향상되면 불안 증상이 완화될 것이라는 단정도 짓기에는 아직 이르다. 하지만 하버드대학교 파워 박사는 대기오염과 신체건강 사이의 연관성이 많이 연구된 반면, 정신건강과의 연관관계는 많이 연구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를 의미 있게 평가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마이클 브라우어 교수도 대기오염과 불안증상 사이의 연관성을 보다 명확하게 입증하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또 분명한 연관관계가 드러난다면 정신건강을 위해 공기의 질을 향상시켜야한다는 당위성이 생길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대기오염과 불안장애 둘 다 전 세계적으로 흔하게 일어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공중보건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기오염이 심장마비나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은 방대한 규모의 연구를 통해 많이 입증된 상태다. 28개국을 대상으로 한 선행연구 100편을 분석한 결과, 대기오염과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률 사이의 연관관계가 드러난 것이다. 특히 나이가 많거나 동맥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대기오염으로 혈관에 염증이 일어나 심장마비나 뇌졸중이 생길 확률이 높다.

브라우어 교수는 대기오염으로 인해 생긴 염증이 뇌에 해로운 영향을 끼쳐 불안 증세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심장협회는 심장마비나 뇌졸중 위험률이 높은 사람들에게 공기가 안 좋은 날 야외활동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를 종합해봤을 때 건강한 사람들조차 대기오염이 두려워 야외운동을 피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보고 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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