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면 뇌도 노화? “생각보다는 젊다”

 

나이가 들면 인지기능이 감퇴해 기억력과 학습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하지만 뇌 건강 상태는 노화가 진행됐더라도 생각했던 것보다는 젊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캠브리지대학교와 의학연구심의회 인지 및 뇌 과학부 공동 연구팀이 최근 이 같이 주장했다. 기능자기공명영상(fMRI) 장치를 이용한 이전 연구들에서 관찰된 나이에 따른 뇌 변화는 신경활동 자체의 변화라기보다 혈관계의 변화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이유다.

과학자들은 노화가 진행되면서 관찰되는 뇌의 변화를 측정하는데 fMRI 장치를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연구팀에 따르면 fMRI는 국소 혈류의 변화를 관찰해 간접적인 방식으로 신경활동을 측정한다는 문제가 있다.

연령에 따른 혈관과 림프관의 반응성을 주의 깊게 살피지 않으면 혈관계의 문제를 신경활동 자체의 문제로 오인하게 된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와 같은 혼선을 막기 위해 혈관기능에 대한 별도의 기준 측정치를 마련해 fMRI 신호에서 나는 잡음을 잡고자 했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노화 연구를 구현하는데 적절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으며 폭넓게 사용되지는 않고 있다.

연구팀은 fMRI 신호 진폭에서 발견되는 연령차이가 신경이 아닌 혈관의 차이에서 비롯될 수 있는 만큼 이를 통제하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연구팀은 간단한 감각운동 과제를 통해 뇌 연령을 측정한 선행 연구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감각기관인 시청각 영역에서 발견된 연령에 따른 뇌 활동 차이 역시 뇌 기능의 문제가 아니라 심혈관계의 건강 문제와 연관이 깊다는 것이다.

선행 연구들의 문제점을 지적한 연구팀은 fMRI를 이용한 선행 연구들이 연령에 따른 뇌 기능 차이를 지나치게 확대해석한 경향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단 이번 연구팀의 연구결과를 기준으로 선행 연구들을 전면 부정할 수는 없다. 장기적으로 추적 조사한 종적 연구, 방대한 규모의 통계 연구, 임상 연구 등은 탄탄한 근거를 뒷받침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fMRI를 통한 뇌 기능 측정이 잘못된 해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은 뇌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참고할만하다. 이번 연구는 ‘인간뇌지도(Human Brain Mapping)저널’에 발표됐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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