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사람을 잃은 슬픔, 어떻게 극복할까

 

온순한 양처럼 평화로운 한 해를 기대했던 연초의 희망이 무색하게 연일 흉흉한 소식들이 들려오고 있다. ‘크림빵 아빠’ 뺑소니 사건처럼 불편한 소식을 접하면 피해자 가족들의 상심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가족 구성원 중 누군가를 잃게 되면 비통하고 참담한 심정에 빠진다. 몸져눕거나 앓고 있던 질병이 심해지고, 심지어 없던 병이 생기는 사람도 있다. 슬픔이라는 감정이 어떻게 신체까지 영향을 미치는 걸까.

덴마크의 주요 경영대학원들이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를 보면 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지 확인할 수 있다. 가족의 죽음을 경험한 CEO들을 대상으로 이 연구를 진행한 연구팀은 이들 CEO가 운영하는 덴마크 기업 7만5000곳을 대상으로 재무 실적을 확인했다. CEO의 가족이 사망하기 전후 2년간의 실적이다.

실적 확인 결과, 자녀를 잃은 CEO는 20% 정도의 재정 손실이 있었고, 배우자의 죽음을 경험한 CEO는 15%, 다른 가족 멤버의 사망을 경험한 CEO는 10%의 손실을 보았다.

이와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슬픔이 뇌에 미치는 영향 때문이다. 감정과 연관이 있는 뇌 영역의 활성화가 떨어지고, 기억력과 집중력이 저하된다. 일에 대한 의욕이 저하되면서 업무 능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스트레스가 쌓이고 식욕 부진이나 수면 장애가 지속되면 신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특히 슬픈 감정은 곱씹어 생각할수록 건강에 더욱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가급적 빨리 이러한 감정을 떨쳐내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슬픔에 직면했을 때 어떻게 회복해 나가야 할까.

미국 언론매체 허핑턴포스트에 따르면 우선 힘들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좋다. 가슴이 답답하고 자꾸 눈물이 쏟아지면 과연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걱정이 된다. 하지만 소중한 사람을 잃었다면 당연히 힘들 수밖에 없다.

그럴 때는 슬픔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 방법이 있다. 슬픈 감정을 억누른 채 괜찮은 척하면 자신만의 감옥에 갇혀 더욱 끙끙 앓게 된다.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는 말은 일리가 있다. 자신의 기분을 누군가에게 털어놓으면 마음의 짐을 상당 부분 덜 수 있다.

또 미국 건강지 프리벤션에 따르면 슬픈 기억을 잊어버리기 위한 훈련을 하는 방법도 있다. 뇌에 그만하라는 신호를 보내라는 것이다. 머릿속으로 정지신호를 상상해보거나 입 밖으로 “그만해”라고 외쳐도 좋다. 아니면 손목에 고무줄을 끼우고 나쁜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고무줄을 잡아당겨 경고의 신호를 보낼 수도 있다. 적극적으로 떨쳐내려고 노력할수록 일상으로의 복귀도 빨라진다.

단 상실로 인한 슬픔이 우울증과 같은 질병으로 확장된 경우에는 상담치료나 약물치료를 통해 극복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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