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처럼 젖어오는 김광석의 노래


가객 김광석(金光石 1964.1.22.~1996.1.6)이 눈 감은 날. 대구 중구 대봉동 방천시장 번개전업사에서 출생. 형 둘 누나 둘의 막내. 여섯 살 무렵 서울 동대문구 창신동으로 이사. 창신초∼경희중∼대광고∼명지대 경영학과(82학번). 항상 가지런히 정리된 책상 서랍 속 물건들, 교복 단추 하나 풀어헤칠 줄 몰랐던 자그마하고(164㎝) 얌전하기만 했던 아이.
 
라면과 소주, ​쓸쓸한 뒷모습, ​흙먼지 신촌 포장마차, ​고춧가루 뿌린 우동가락,​돈을 구하러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주차 관리인과 은행원들 사이에서 바라본 아버지 모습…. 저잣거리 사람들의 이야기들, 12년의 짧은 가수활동에도 그의 슬픈 감성은 사람들의 가슴에 ‘장지문에 빗물 스며들듯’ 흐느끼며 젖어들었다.
 
그는 왜 그토록 쓸쓸하고 외로워했을까. 서른둘의 그 기쁜 젊은 날, 무엇이 그리 헛헛했을까. 무엇이 ‘작기 만한 그의 기억 속에 점점 더 멀어져’ 갔을까. ‘노래하는 철학자.’ 2007년엔 ‘서른 즈음에’가 음악 평론가들에 의해 ​‘최고의 노랫말’로 뽑혔다. 그렇다. 어느 시인이 ‘누가 기뻐서 시를 쓰랴…나의 시는 나의 그늘(이상국)’이라고 했던 것처럼, 김광석의 노래도 ‘그의 근원적 슬픔의 샘에서 길어 올린 말간 그늘’같은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풀잎은 쓰러져도 하늘을 보고
​꽃 피우기는 쉬워도 아름답긴 어려워라
시대의 새벽길 홀로 걷다가
사랑과 죽음의 자유를 만나
언 강바람 속으로 무덤도 없이
세찬 눈보라 속으로 노래도 없이
꽃잎처럼 흘러흘러 그대 잘 가라
그대 눈물 이제 곧 강물 되리니
그대 사랑 이제 곧 노래되리니
산을 입에 물고 나는 눈물의 작은 새여
뒤돌아보지 말고 그대 잘 가라
 
–<김광석의 ‘부치지 않은 편지’ 노래...정호승 시인의 노랫말 버전 >
 
김화성 칼럼니스트
 
사진=김광석 홈페이지 www.kimkwangse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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