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을 이룬 싱가포르에서 어떤 메시지가?

‘소리 없는 전쟁’이 포성을 울리는 한 주입니다. 화요일 북미정상회담, 수요일 지방자치제선거 투표일이고. 목요일엔 러시아 월드컵까지 개막하지요? 내일 싱가포르에서 어떤 소식이 나올까요? 싱가포르 센토사 섬의 카펠라 호텔에 우리뿐 아니라 세계인의 눈길이 쏠리고 있습니다.

 
싱가포르는 말레이 반도 끝 조호르바루에서 해상다리로 건널 수 있는 도시 섬 국가이지요. 면적은 721.5㎢로 서울(605.21㎢)보다 조금 더 넓고, 인구는 서울(984만 명)의 60%에 약간 못 미치는 561만 명입니다. 1개의 본섬과 62개의 작은 섬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싱가포르는 인구는 중국계 74%, 말레이계 13%, 인도계 9%의 다민족 국가이며 영어, 중국어, 말레이어, 인도어가 혼용되고 있습니다. 불교 33%, 기독교 19%, 이슬람교 14% 등 다종교 국가이기도 합니다.
 
1인당 GDP가 6만1766 달러로 세계 최상위권이며 청렴한 공무원, 깨끗한 거리로 유명하지요. 대신 사형과 태형이 유지되는 엄격한 사법제도 때문에 ‘사형제도로 유지되는 디즈니랜드’라는 조롱을 받기도 합니다. 악명 높은 물가로 유명하지만, 기업에 대한 세금 혜택으로 글로벌 기업의 아시아 본부들이 밀집해 있지요.
 
싱가포르는 ‘사자의 마을’이란 뜻. 7세기 이후 이 섬에 영향을 미쳐온, 스리위자야 제국의 왕자가 바다로 갔다가 표류했을 때 사자를 발견하고 이름을 지었다고 합니다. 스리위자야 제국에 이어 조흐로 술탄국의 일부로 취급 받았습니다.
 
이 섬은 17세기 포르투갈 군대가 와서 섬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러 그야말로 초토화됐다가 1819년 영국이 국제 무역항으로 개발하면서 세계사에 등장합니다. 2차 세계대전 때 일본이 3년 반 점령했다가 다시 영국으로 주도권이 넘어갑니다.
 
싱가포르는 1963년 독립한 말레이시아 연방의 일원이 됐고 2년 뒤 말레이시아 연방과 갈등을 겪다가 ‘축출’의 형태로 독립합니다. 영국 지배 때 자치주 수상을 맡았던 리콴유가 독립국가의 총리가 됐지만, 세계 언론들은 이 작은 섬나라의 생존 자체에 의문을 표시합니다.
 
국민 대부분이 헐벗었고 교육도 받지 못해 까막눈이었습니다. 국토는 좁고 천연자원은 부족해서 먹을거리도 없었습니다. 유일한 수입원이 무역이었지만, 항구가 방치돼 물동량을 소화할 수도 없었습니다.
 
리콴유는 산업단지를 건설하고 외국 기업과 투자가들에게 법인세를 면제하면서 기업 유치에 나섰습니다. 국민에게 공공주택을 공급하고 강력한 교육정책을 실시합니다. 영어를 필수언어로 채택해 학교와 공기업에서 쓰도록 했습니다. 서구의 학자와 언론으로부터 개발독재라는 비난을 받았지만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싱가포르는 2010년 15%라는 경이적인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500배 넓이의 말레이시아를 총 경제규모에서 추월합니다.
 
리콴유는 1990년 고촉통에게 총리직을 물려줬지만, 2004년 리콴유의 맏아들 리센룽이 총선에서 압승하면서 정권을 물려받습니다. 어제 리센룽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맞이하던 모습이 페이스북에 중계됐지요?
 
우리나라와 한때 경제성장 경쟁을 벌였고, 중국에게 모델을 제시한 싱가포르에서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는 것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최근 뉴스를 종합해서 보면 미북정상회담은 큰 틀에서 합의문이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한반도가 평화를 화두로 새 시대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새 세상으로 가기까지 첩첩산중 장벽들이 놓여있겠지요.
 
북한이 급격한 체제 개방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고, 통일 방안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밖에 없겠지요. ‘그래서?’라는 질문을 되풀이하면 지금부터가 훨씬 어렵다는 것을 절감하게 됩니다. 자칫하면 북한이 그동안 원했던 것들만 들어주고 ‘남남갈등’이 깊어질 수도 있을 겁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디테일이 악마”라고 말한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겁니다.
 
지혜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우리가 구한말에 나라를 빼앗겼을 때 누구의 주장에 따라야 했는지에 대해서 누구도 답을 못 내놓고 있습니다. 외세와 싸우는 대신, 우리끼리 반목하다 나라를 빼앗겼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지금도 우리끼리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할 듯합니다. 그러나 북미정상회담에 지방자치선거, 월드컵 대회 등 쏟아지는 인터넷 뉴스에 욕과 저주, 빈정거리는 소리가 도배되고 있네요.
 
정상회담이 열리는 센토사는 말레이어로 ‘평화와 고요함’을 뜻합니다. 평화와 고요함을 위해서 무엇보다 우리끼리 분노와 적대감보다는 경청과 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세상물정 모르는 어리보기의 이상적 이야기인가요? 

[베스트 닥터] 박승일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교수

코메디닷컴에서는 국내의 감동적인 의사를 소개해주는 시리즈를 중앙일보의 토요일판 중앙선데이와 함께 연재하고 있습니다. 3회째는 감옥 갈 각오로 국내 첫 생체 폐이식을 성공했고, 열악한 환경에서 국내 폐이식의 성공률을 선진국 수준으로 올린 박승일 서울아산병원 교수의 이야기입니다.
 

오늘의 음악

첫 곡은 그룹 그레고리안과 아멜리아 브라이트만의 ‘Moment of Peace’입니다. 아멜리아 브라이트만은 사라 브라이트만의 막내 동생이지요? 둘째 곡은 1864년 오늘 태어난 독일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서곡입니다. 스페인 지휘자 후한호 메나가 지휘하는 BBC 필하모닉의 연주입니다.

♫ Moment of Peace [그레고리안] [듣기]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후한호 메나]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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