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누구에게 어떤 스승일까?

“인생은 산화(酸化)작용이다. 꿈이란 뇌의 활동이고 뇌의 활동이란 단지 산화작용이다.”

    
언젠가 소개했지요? 1909년 오늘(6월 26일) 세계 최초로 매독 치료제를 개발한, 독일의 세균학자 파울 에를리히가 고교 문학 수업에서 ‘인생은 꿈’이라는 주제의 작문 숙제로 제출한 내용이지요. 교사는 버럭 역정을 내고 최하점을 줬다고 합니다.
    
에를리히는 라이프치히 의대에 입학했지만 의학용어를 외우는 것이 싫어 성적이 바닥권이었습니다. 그는 환자의 비명에 질려서 임상 의사의 길을 포기하고 미생물학을 선택했습니다. 그는 교수가 시신을 해부해서 몸의 각 부분을 공부하라고 시키자 시신을 염색하는 데에 더 관심을 가졌습니다.
    
그는 미생물학 공부를 하다가 로베르트 코흐의 제자가 됩니다. 코흐는 탄저균, 결핵균의 메커니즘을 최초로 밝힌 ‘세균학의 창시자’이지요. 우표의 모델로 가장 많이 들어간 과학자이기도 합니다. 에를리히가 훌륭한 스승의 가르침을 받아 세균학과 세포학이라는 이론의 토대를 닦자, 그가 좋아했던 세포 염색에 새로운 의미가 부여됩니다.
    
그는 인체의 조직에는 붙지 않으면서 세균만을 염색하고 죽이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는데 바로 ‘마법의 탄환’이죠. 그는 비소 화합물의 구조를 바꿔가며 매독균을 죽이는 실험을 계속합니다. 에를리히는 606번째 화합물을 매독에 걸린 토끼에게 주입했더니 다음날 매독균이 거짓말처럼 사라졌습니다. 살바르산 606이 탄생한 것이지요. 살바르산은 ‘세상을 구원하는 비소’라는 뜻이며 성실한 일본인 조수 하타 사하치로(秦佐八郎)와 함께 606번 째 실험 끝에 개발했다고 해서 606이란 숫자가 붙었습니다.
    
살바르산은 개발 다음해 1만여 명의 매독 환자를 치료했다고 합니다. 비록 부작용이 커서 40년 뒤 페니실린이 나오자 서서히 사라졌지만, 수은으로 매독을 치료하던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약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정확한 메커니즘에 따라 특정 과녁을 겨냥해 개발했다는 의미가 큽니다.
    
에를리히가 고교 때 문학 교사 같은 스승만 만났더라면,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지 않고 의사의 길을 갔더라면, 코흐 같은 스승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인류가 세균으로부터 더 큰 희생을 치렀을 겁니다. 우리는 우리의 길을 따라오는 이들에게 어떤 길을 열어주고 있을까요?
    

[속삭] 두근두근 화제의 두 성 칼럼

속삭닷컴에서 두 칼럼니스트의 글이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배정원 행복한성문화센터 소장의 춘화여행, 이번에는 중국의 전족으로 ‘소요유’해서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기자 출신의 성 전문 칼럼니스트 윤수은 씨의 ‘핑크 토크’는 ‘69 자세’를 헤집어 SNS에서 화제입니다.
    

오늘의 음악

어제 메마른 대지에 기별 오는 정도였지만 비가 왔습니다. 오늘도 곳곳에 소나기 온다는데 전형적인 여름이네요. 요즘 같은 날에 어울리는 음악 두 곡 준비했습니다. 비발디의 ‘사계’ 중 ‘여름’을 율리아 피셔의 연주로 듣겠습니다. 베토벤의 6번 교향곡 ‘전원’ 중 4악장을 알렉산더 셀리가 지휘하는 시몬 볼리바르 유스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감상하시죠. 폭풍, 천둥 뒤 고요함이 느껴지나요?

♫ 사계절 여름 [율리아 피셔] [듣기]
♫ 전원 4악장 [알렉산더 셀리]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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