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만든 여고생의 생각은?

[이성주의 건강편지]스승의 날

‘스승의 날’ 만든 여고생의 생각은?

온라인에서 ‘스승의 날 김영란법’이 검색어 순위 윗자리를 오르내리네요. 네, 오늘은 ‘스승의 날’입니다. ‘교사의 날’이 아니라….
 
외국의 ‘교사의 날’은 교사들이 권익 차원에서 만든 날이라면, 우리나라 스승의 날은 학생들이 만든 날입니다. ‘강경장터’로 유명했던, 충남 논산시 강경읍의 학생들이 주인공입니다.
 
‘스승의 날’은 당시 강경여중고(지금의 강경고)의 청소년적십자단(JRC. 지금의 RCY)을 이끌고 있던 윤석란 학생이 병석에 누워 있던 스승을 돌보다가 단체 회원들에게 교편을 접은 스승들을 모시자고 제안한 것이 시발이지요. 1965년 JRC 중앙학생협의회에서 세종대왕의 양력 생일인 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정했지요. 전국의 JRC 회원들이 ‘스승의 날’ 아침 일찍 교문 앞에서 교사들에게 감사의 인사와 선물을 전하던 첫날, 수많은 스승이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스승이 어원적으로는 무당, 스님 등에서 왔다지만 현대사에서 스승은 곧 ‘교육자’이었습니다. 그 선생님들은 해방직후 80% 안팎의 문맹률을 세계 최저로 떨어뜨려 ‘한강의 기적’을 가능케 한 ‘숨은 전사’였습니다. 일제강점기의 ‘보나르도 운동’에서부터 1970년대 야학을 펼치던 젊은이들도 ‘스승’에 포함될 수가 있겠지요? 스승들은 학생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고, 존경의 대상이었습니다. 조미미의 노래에서처럼 그 흠모가 말 못할 연정이 되기도 했고요.
 
그러나 1970년대 압축성장 속에 황금만능주의가 교육계로 번졌고, 뇌물 문화가 번졌습니다. ‘작은 정성’을 가리키는 ‘촌지(寸志)’ 봉투가 거액의 뇌물이 돼갔고, ‘스승의 날’에도 졸부 학부모들이 설치기 시작했습니다. 급기야 1973년 정부가 ‘스승의 날’ 행사를 폐지하기에 이르렀죠. 교육단체들의 건의에 따라 1982년 ‘스승의 날’이 국가기념일이 됐지만, 아직도 ‘기쁘고 감격스러운 날’만은 아닌 듯합니다.
 
오늘 ‘스승의 날’에 학부모들이 ‘김영란 법’ 때문에 선물 고민에 빠졌다고 합니다. 저는 의외로 어렵지 않다고 봅니다. 학부모들이 정상적 사고를 한다면. 그것은 “선물이 스승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일까, 아니면 내 자녀에 피해가 안 가고 내 자녀 위하라고 하는 것인가?”일 겁니다. 내가 무심코 전하는 선물이 누군가 다른 아이들에게 피해가 간다면 절대 해서는 안 될 겁니다. 이것은 ‘법’ 이전에 공동체의 윤리 문제일 겁니다.
 
오늘 ‘스승의 날’은 스승의 고마움을 진심으로 새기는 하루가 되기를 바랍니다. 교육자, 언론인, 의사, 공무원 등은 돈보다 훨씬 큰 ‘보람’이란 자산으로 살아야 하는데, 우리는 그렇지 못하지요. 교육자만을 비난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돈을 최고의 가치로 두고, 내 자식만을 위한 우리 대부분의 잘못이니까요.
 
‘스승의 날’을 만드는 데 앞장 선 그때의 여고생은 환갑을 갓넘긴 나이에 수녀로 ‘봉사의 삶’을 살고 있다고 하더군요. 윤석란 수녀는 스승의 날을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할까요? 저는 지금도 ‘보람’을 찾아서, 아이들이 꿈을 이루는 것을 도우려고, 묵묵히 밤을 지새우는, 훌륭한 교사들을 존중하고, (교육단체가 아니라) 교사들이 제대로 일하도록 도와줄 때 ‘교육혁명’이 첫발을 디딘다고 봅니다. 수녀님의 생각도 비슷하지 않을까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속삭닷컴] 신윤복의 춘화와 회춘

혜원 신윤복의 춘화가 미술계에 나왔을 때 혜원이 춘화를 그렸을 리가 없다는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쓴웃음을 지었던 기억이 납니다.

조선시대보다 더 위선적이고 억압적인 지금의 성 의식으로 보면 그렇겠지만, 성은 혜원이 그리기에 가장 좋은 소재였을 겁니다.

왜 그런지, 배정원 행복한 성문화센터 대표는 어떻게 해석했는지, 조선 춘화는 중국이나 일본과 어떻게 다른지 볼까요?

 
     

오늘의 음악

오늘은 ‘스승의 날’에 늘 보여드리는 음악 또 준비했습니다. 첫 곡은 우리나라에서 《언제나 마음은 태양》이란 제목의 영화로 소개된 ‘To Sir, with Love’의 마지막 장면입니다. 둘째 곡은 조미미의 ‘선생님’입니다.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이 떠오르는 건 웬일일까요?

♫ To Sir, with Love [룰루] [듣기]
♫ 선생님 [조미미] [듣기]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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