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조롱한 유머도 포용한 통일 독일 총리

파리를 방문한 콜 독일 총리가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과 함께 차를 타고 에펠 탑 앞을 지나갔다.
콜 총리가 미테랑에게 물었다. “프랑스에서는 아직도 석유를 발견하지 못했습니까?”
    
콜이 정원을 청소하다가 수류탄 세 개를 발견했다. 총리가 경찰서로 갖고 가려고 하자, 아내 하넬로레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여보, 가는 도중에 수류탄 하나가 터지면 어떡하죠?” 콜이 속삭였다. “걱정 마, 경찰에게 두 개를 주웠다고 말하면 돼.”
    
콜 총리가 자신이 돌보는 어린이에게 줄 선물을 사려고 서점에 들렀다.
“안데르센 동화집을 사려고 하는데, 저자가 누구인지는 모르겠군요.”
    
콜 총리는 번개가 치면 웃는다. 번쩍! 사진을 찍는 줄 알기 때문에.
    
독일의 겐셔 외상이 중요한 정치 모임에 지각했다. 땀범벅이 된 채 거친 숨을 몰아치면서 “죄송합니다. 정전이 돼서 엘리베이터에 2시간 갇혀서 뛰어왔습니다.” 콜이 이 이야기를 듣고 거들었다. “지난번에 저도 고생했어요. 정전되는 바람에 에스컬레이터에 갇혀서….”
    
콜이 아내와 함께 오페라를 보러 갔다. 매표소에서 앞 사람이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티켓을 주세요”라고 했다. 유심히 보고 있던 콜이 매표소 직원에게 말했다. “헬무트와 하넬로레의 티켓을 주시오.”
    
콜이 미국을 방문했다. 보좌관들은 미국 기자들을 조심하라고 경고했지만 콜은 “걱정마라”고 말했다. 콜이 뉴욕 JFK 공항에 도착하자 기자들이 질문공세를 펼쳤고, 한 기자가 “뉴욕에서 스트립 바를 방문할 생각인가요?”라고 물었다. 콜은 잠시 뜸을 들인 뒤, 마치 금시초문인 듯 “뉴욕에도 스트립 바가 있습니까?”라도 되물었다. 다음날 아침 미국의 일간지들은 다음과 같은 제목의 머리기사가 대서특필됐다. 미국에 도착한 콜 총리의 첫 질문, “이곳에 스트립 바가 있습니까?”
    

1990년대 중반 한국에선 김영삼이 있었고, 유럽에는 콜 총리가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김영삼 대통령이 소재인 유머들이, 독일에선 콜 총리를 희화화한 우스개가 넘쳐났습니다.

    
1930년 오늘 태어난 헬무트 콜은 미국의 ‘아버지’ 부시 대통령과 빌 클린턴이 한 목소리로 20세기 중후반 유럽의 최고 지도자라고 격찬했지만, 독일에서는 조롱과 풍자의 대상이었습니다. 독일의 통일을 이뤘고 EU 탄생의 초석을 닦은 콜이 통일 후 혼란기에 인기가 떨어진 측면도 있지만 처음부터 언론과 정적이 조롱했습니다.  
    
콜은 미남과는 거리가 먼 대머리의 거구였습니다. 193㎝의 키에 ‘공식 몸무게’는 120㎏이었는데 실제로는 훨씬 더 나가서 콜이 “내 몸무게는 국가기밀”이라고 너스레를 떨곤 했다고 합니다. 총리 취임 초기부터 카툰 작가들이 뚱뚱하고 우스꽝스러운 배추나 배 모양의 얼굴로 묘사했습니다. 하지만, 콜의 중산층 지지자들은 희화화한 이미지를 사랑스런 상징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여기에는 콜이 조롱과 비난에 맞대응하지 않고 무시했던 측면이 큽니다.
    
우리나라에선 요즘 ‘정치의 시기’에 특정 정치인의 말을 왜곡해서 비난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지요? 콜을 스트립 바에 미친 사람으로 만든 미국 언론처럼. 이런 ‘적폐의 기술’이 잘 통하는 사회는 건강하지 않은 사회 아닐까요? 이럴 때일수록 멋진 유머나 경구로 이런 것들을 받아치거나 포용하는 큰 정치인이 있다면….

누군가의 자살을 느낄 수 있는 11가지 징후

콜은 아픈 가족사를 갖고 있지요. 아내 하넬로레는 12세 때 어머니와 함께 소련 군인에게 성폭행당하고 창문 밖으로 던져졌습니다. 척추와 정신이 함께 다쳤습니다. 하넬로레는 15세 때 만난 콜과 10년 뒤 결혼했고 마침내 총리의 아내가 됐지만 평생 밝은 삶을 살지 못했습니다. 그녀는 68세에 우울증과 빛 알레르기를 이기지 못하고 자살합니다. 콜의 두 아들은 어머니를 제대로 돌보지 않은 아버지를 지금도 원망하고 있다고 합니다.
    
4월은 잔인한 달입니다. 꽃봉오리들이 터지기 시작하지만, 의외로 자살이 많은 달입니다. 우울증 환자가 겨울에는 아예 기운 없이 지내다가 봄 햇살에 약간의 기운을 차리고 극단적 선택을 하곤 하지요.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과 자살은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가족이나 지인이 아래와 같은 변화를 보이면 경각심을 갖고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①이유를 알 수 없지만 우울하거나 슬픈 표정을 지을 때
②삶의 의욕이 사라졌는지 어떤 일에도 기쁨이나 성취감을 느끼지 못할 때
③부쩍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할 때
④자살에 쓰이는 약에 대한 정보를 궁금해 할 때
⑤어떤 날은 기분이 매우 좋고 어떤 날은 심하게 우울해지는 등 감정의 기복이 클 때
⑥사소한 복수에 연연하는 등 화를 주체하지 못할 때
⑦식습관, 수면습관, 표정, 행동 등이 이전과는 달라졌을 때
⑧운전을 험악하게 하거나 불법적인 약을 복용하는 등 위험하고 파괴적인 행동을 할 때
⑨갑자기 침착해질 때(자살을 결정하면 차분해진다)
⑩학교생활, 인간관계, 직장생활, 이혼, 재정적 문제 등 삶의 위기를 느낄 때
⑪자살과 관련된 책에 흥미를 느낄 때
     
<제 398호 건강편지 ‘대통령의 우울’ 참조>
    

오늘의 음악

첫 곡은 1897년 오늘 세상을 떠난 요하네스 브람스의 교향곡 3번 3악장 ‘Poco Allegretto(조금씩 조금 빠르게)’입니다. 2012년 서울대 음대 교향악단 정기연주회의 연주로 임헌정 교수의 지휘가 우아하게 이끕니다. 1985년 오늘 태어난 영국 가수 리오나 루이스의 ‘Better In Time’이 이어집니다. 피자 가게 점원을 하며 가수의 꿈을 키워 마침내 이뤘다고 하죠?

♫ 브람스 교향곡 3번 3악장 [서울대 음대 교향악단] [듣기]
♫ Better In Time [리오나 루이스]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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