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스턴이 아인슈타인 연봉을 깎았다면…

지난 편지에서 ‘음유시인’ 밥 딜런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전해드렸지요? 오늘도 유대인 이야기네요. 1933년 오늘은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유대인 과학자 알버트 아인슈타인이 미국에 망명한 날입니다.

아시다시피 아인슈타인은 미국 프리스턴 대학교에 자리를 잡아 ‘통일장 이론’을 정립, 발전시켰고 루즈벨트 대통령에게 독일보다 먼저 원자폭탄을 개발해야 한다고 설득했지요.
이 천재 과학자가 프린스턴에 자리를 잡은 것은 아브라함 플렉스너 덕분이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플렉스너는 프린스턴 고급학문연구소(Institute for Advanced Study·IAS, 우리나라에선 흔히 ‘고등연구소’라고 함)의 소장이었습니다. IAS는 백화점으로 큰돈을 번 사업가가 쾌척한 돈으로 설립돼 기초 학문의 융합과 통섭에서 세계 최고를 지향한 교육 연구기관이지요.
플렉스너가 연봉으로 얼마를 드리면 되겠느냐고 묻자, 아인슈타인은 3000달러 정도가 적당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플렉스너는 1만 달러로 상향 제안합니다.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과학자이므로 그에 합당한 대우를 해줘야 한다는 생각이었지요. 아인슈타인이 손사래를 치자 플렉스너는 아인슈타인의 부인을 설득해서 연봉 1만 달러에 파격적 연금을 주는 것으로 협상을 마무리합니다. 나중에 아인슈타인이 출근을 하자 연봉을 1만 5000달러로 올리지요.
어떤 사람은 아인슈타인이 돈 관념이 없어서 연봉을 지나치게 낮췄다고 이야기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아인슈타인은 1900년 스위스 연방공대를 졸업하고 2년 ‘청년실업자’로 지내다가 베른의 연방특허청에 심사관으로 취직합니다. 그는 특허신청서를 검토하면서 ‘주경야독’해서 1905년 특수상대성이론을 발표, 학계에 충격을 던집니다. 아인슈타인은 1909년 취리히 대학으로부터 교수직을 제안 받았지만 연봉이 특허청보다 낮아서는 곤란하다며 고사했다가 대학이 연봉을 맞춰주자 자리를 옮깁니다.

1911년 오스트리아-헝가리 국적을 취득하고 프라하의 찰스 페르디난드 대학교로 옮겼고, 이듬해 스위스 연방공대로 되돌아왔습니다. 1914년 독일의 훔볼트 대학 교수 겸 카이저 빌헬름 물리연구소 소장으로 옮기는 등 수많은 대학을 옮기며 몸값을 올렸습니다. 아인슈타인이 세상 물정을 모르고, 셈이 얕아서 턱없이 낮은 연봉을 부르지는 않았을 겁니다.

아인슈타인은 IAS의 설립철학과 플렉스너의 지도력에 이끌려 돈에 구애받지 않고 프린스턴으로 향하려고 했을 겁니다. 플렉스너는 이 위대한 과학자에게 세계 최고의 대우를 해줘서 연구기관을 세계 최고로 육성하려고 했겠지요. 아니나 다를까, 나중에 하버드대, 예일대 등에서 훨씬 높은 연봉으로 스카우트하려고 했지만 아인슈타인은 꿈쩍도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이죠? 대부분의 사람이 협상을 하면 무조건 깎거나, 아니면 자기 가치보다 높이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요. 그러나 숫자는 숫자에 불과하지요. 더 큰 것을 보고 더 큰 가치를 꿈꾸는 현인들도 있습니다. 이런 지혜로운 사람이 많아지면, 우리 사회도 좀 더 성숙해지고 행복해질 텐데….

결핵 알고 이기세요!

오늘은 쇼팽의 기일이지요. 건강편지에서도 벌써 세 번 소개했네요. 고 박완서 작가의 사위이지요? 결핵 연구 및 진료의 대가 권오정 삼성서울병원 원장이 말하는 결핵의 ABC, 만화로 보겠습니다. 이유 없이 피로하고, 식은땀이 난다면 꼭 보시기를.

오늘의 음악

밥 딜런의 노래가 대중적이지 않아서인지, 노벨상을 받았는데도 라디오에서 노래를 듣기 힘들더군요. 밥 딜런의 노래를 들으면, 독특한 창법이란 공통점이 있지만 참 폭이 넓고 장르가 다양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자신의 애완견 레이디를 노래한 ‘Lay Lady Lay’, 경쾌한 템포의 ‘Most Likely You Go Your Way’와 ‘I Want You,’ 종교와 현실이 교차하는 철학적 노래 ‘Jokerman’이 이어집니다.

♫ Lay Lady Lay [밥 딜런] [듣기]
♫ Most Likely You Go Your Way [밥 딜런] [듣기]
♫ I Want You [밥 딜런] [듣기]
♫ Jokerman [밥 딜런]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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