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크음악을 전기 기타로 연주했더니…

세상에는 수많은 ‘과장된 신화’가 있습니다. 1965년 오늘(7월 25일)은 미국 대중음악에서 하나의 신화가 태어난 날입니다. 저도 철석같이 믿었던 그 신화는 밥 딜런 이야기입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이야기로는 밥 딜런이 이날 뉴포트 포크 페스티발에서 통기타 대신에 전기기타를 들고 무대에 올랐습니다. 노래를 부르려는 순간 “배신자”라는 욕설과 함께 야유가 뒤덮입니다. 무대 위로 깡통과 물병이 날아왔습니다. 딜런은 노래를 못 끝내고 눈물을 흘리며 무대에서 쫓겨났다는 겁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다소 과장된 이야기입니다. 딜런이 무대에 오를 때 약간의 야유가 있었는데, 여기에는 “전기 기타를 들고 나왔기 때문”이라는 주장과 “조악한 음향장치 때문”이라는 주장이 맞섭니다. 어쨌든 딜런은 주어진 시간에 ‘Maggie’s Farm,‘ ‘Like A Rolling Stone’ 등 세 곡을 다 부르고 무대를 내려옵니다. 열렬하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 박수도 받았고요.
 
이 공연 이후 전문가들의 비난이 쏟아진 것은 확실합니다. 음악 전문지들은 비판 기사와 칼럼을 쏟아냅니다. 평론가들은 “포크 음악의 순수성을 훼손했다.” “음악의 문학성을 버리고 상업과 타협했다”며 비난했습니다. 아마 평론가들의 비판과 공연 초기의 짧은 야유가 섞여서 공연 이야기가 과장된 듯합니다.
 
그러나 공연 이야기가 과장됐다고 해서, 딜런의 위업이 퇴색하는 것은 아닙니다. 통기타가 지배하는 포크 음악계에서 전기 기타를 들고 나온 것은 모험이었겠지요. 당연히 비난을 각오했을 것이고요. 자신이 쌓아올린 ‘음유시인’의 이미지를 허물 수도 있었습니다. 딜런은 비난을 무릅쓰고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갔고, 이 순간은 미국 대중음악사에 가장 중요한 순간으로 기록됩니다.
 
포크 록은 미국 대중음악의 큰 흐름이 됩니다. 딜런이 공연 직후 발매한 ‘Like A Rolling Stone’은 미국 캐시박스 싱글 차트 1위에 올랐고, 2010년 음악전문지 《롤링 스톤》이 선정한 ‘역사상 최고의 곡 500곡’ 중 수위를 차지했습니다.
본명이 로버트 알렌 짐머만인 밥 딜런은 아시다시피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음유시인’이지요. 유대교에서 기독교로 개종하자 《타임》과 《뉴스위크》 등의 주간지에서 커버스토리로 다룰 정도로 미국 젊은이들의 정신세계에 큰 영향을 끼쳤고요. 르완다, 지부티 등 다른 나라 우표에도 등장하지요.
 
자신이 애써 쌓아올린 것들을 허물 수 있는 일을 시도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겁니다. 월요일 아침에 저 자신에게 묻습니다. 나는 밥 딜런처럼 외로운 길을 개척하는 사람에 가까울까, 아니면 자신의 벽에 갇혀 선구자를 비난하는 ‘고루한 비평가’에 가까울까?

이류의 평판을 뛰어넘은 일류

아마 ‘건강편지’에서 열 번은 소개했을 겁니다. 그러나 벗장이, 반거들충이 전문가들이 쉽게 누군가를 단정하는 곳에서 ‘무소의 뿔처럼’ 자기의 길을 개척하는 사람들에게 힘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제 주위에도 반거들충이 전문가들이 상상치도 못하는, 뛰어난 내공의 프로들이 정말 많습니다. 그들에게 힘이 되기를!
 
◎프레드 스미스=예일대 경영학과 학생 때 ‘1일 배달 서비스’에 관한 리포트를 썼다. 교수는 “개념은 재미있고 리포트의 구성은 좋지만 C학점 이상을 받으려면 아이디어가 실현 가능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 보고서를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운송회사 ‘페덱스(FedEx) 사’를 설립했다.
 
◎스티브 잡스=휴렛팩커드로부터 입사를 거부당했다. 인사 담당자는 “우리는 당신 같은 사람이 필요 없어. 당신은 아직 전문대학도 나오지 않았잖아”라고 조롱했다. 그는 애플사를 설립해 세계 최초의 PC를 내놓았으며 시력과 역경을 딛고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을 내놓으며 ‘IT업계의 신(神)’으로 추앙받다가 ‘i-Heaven’으로 떠났다.
 
◎루드비히 반 베토벤=어린 시절 음악 선생은 “작곡가로서의 재능이 전혀 없다”고 평가했다. 그를 악성(樂聖)으로 부르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월트 디즈니=캔사스 시에서 만화를 그릴 때 “창의적이거나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없으므로 신문 편집자로 일하라”는 충고를 받았다. 그는 세계 각국의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있다.
 
◎비틀스=1962년 음반회사 데카 사는 “당신의 음악과 기타 연주 스타일이 싫다”며 음반 취입을 거절했다. 이 그룹은 70년대 세계 문화 코드가 됐다.
 
《바보들은 항상 최선을 다했다고 말한다》(찰스 C 만즈, 크리스토퍼 P 넥 공저) 등 참조 

오늘의 음악

밥 딜런의 ‘Like A Rolling Stone’은 지미 헨드릭스, 롤링 스톤스 등 수많은 록 아티스트의 리바이벌 곡으로도 유명합니다. 오늘은 씰의 목소리와 제프 벡의 기타연주로 들어보시지요. 우리나라에서도 사랑받고 있는 ‘Knocking On Heaven’s Door’ 이어집니다.

♫ Like A Rolling Stone [씰 & 제프 벡] [듣기]
♫ Knockin’ On Heaven’s Door [밥 딜런 & 톰 피티]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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