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 졸업생 취업 힘든 게 인문학의 위기라고요?

[이성주의 건강편지]문송하다고요?

문과 졸업생 취업 힘든 게 인문학의 위기라고요?



최근 몇몇 언론에서 “문송합니다!”와 ‘인문학 열기’의 딜레마에 대해 짚는 기사를 내보내고 있더군요. 그런데 여줄가리만 짚고 고갱이를 잡지 못한다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더군요.

대학교에서 문과에 속하는 학생들은 취업률이 너무 낮아 “문과라서 죄송합니다!”라는 뜻의 “문송합니다!”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고 합니다. 또 교육부에 등이 떠밀린 대학들이 인문학에 속하는 학과들을 없애려고 해서 해당 과 교수들과 학생들의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반면에 대학 밖은 다른 분위기입니다. 서점가에서는 인문학 서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고, 인기 인문학 강의도 비온 뒤 대나무 싹 돋듯 생기고 있습니다. 기업에서는 ‘스펙’ 대신에 인문학 소양에 따라 직원을 뽑으려는 움직임이 번지고 있습니다.

언론에서는 두 현상을 딜레마로 진단했지만, 저는 딜레마가 아니라고 봅니다. 인문학의 눈으로 보면 결론은 명쾌합니다.

인문학은 삶의 토대이고 사회의 근간입니다. 문제를 푸는 바탕이고 창조의 웅덩이입니다. 기업가도, 과학자도, 예술가도 인문학 양식이 필수적입니다. 인문학의 깊이가 야트막한 곳에서 창조경제니 융합산업은 허상이겠지요. 교육 전 과정에서 인문학을 존중해야 할 까닭입니다.

그러나 인문학 전공 학과나 재학 학생 수가 많다고 해서 우리 사회가 인문학적으로 풍성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인문학 전공 졸업자 중에서 자신의 전공을 살릴 사람이 대체 몇 퍼센트가 될까요? 자기 전공을 못 살리고 취직을 하려니까, 취업률이 낮은 것은 당연하지 않나요? 교육 서비스 공급자들의 편의와 이해관계에 따라 학과를 만들고 유지한 결과로 보입니다.

대학은 학과의 존재이유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겁니다. 인문학 전공학과는 평생 인문학을 전공할 학자를 기르거나, 학생들에게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게 해서 연관 분야로 진출시키게 할지 선택해야 합니다. 아니면 서구의 많은 명문 대학처럼 대학에서는 다양한 교양을 갖추게 하고, 대학원에서 평생의 전공을 추구하게 하는 것도 방법이겠지요. 이런 고민과 철학 없이 과를 만들고 신입생을 받는 것은 비교육적이지 않나요?

이런 뜻에서 교육당국과 대학은 진지하게 구조조정을 진행해야 하겠지만, 지금 벌어지고 있는 대학구조조정에는 이런 고민을 엿볼 수가 없습니다.

얼마 전 건국대의 바이오산업공학과 폐과는 대학구조조정의 철학 부재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건국대가 교육부의 지원을 받기 위해서 생긴지 3년밖에 안 되는 바이오산업공학과를 폐과하기로 사실상 결정하고 학생들에게 카카오톡으로 ‘폐과 간담회’에 참석해라고 알렸다고 합니다. 온라인에서는 학교의 통보 절차를 성토하는 분위기였지만, 저는 고령화 경제시대의 가장 유망한 학과를 이해관계자들의 이해에 따라 쉽게 없앤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봅니다. 우리 대학의 학과가 사회의 필요나 학생들의 미래와는 상관없이 정해지는 것을 보여주는 씁쓸한 증거였습니다.

대학은 교육수요자인 학생들의 미래를 고민하면서 학과의 존재 여부와 정원을 정해야 합니다. 이와 별개로 대학교육에서 인문학을 비롯한 교양과목은 더욱 더 풍성해져야 합니다. 대학생이 4년 동안 철학적 고민을 한 번도 안하고, 문학과 예술의 진미를 맛보지 못하고 졸업하는 교육이어서는 곤란하겠지요.

‘건강편지’에서 가급적 긴 글, 비평조의 글을 쓰지 않기로 했지만, 아무도 고갱이를 이야기하지 않는 듯해서 주제넘게 재미없는 편지를 올리게 됐습니다. 어쩌면 너무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어떤 까닭에서인지 아무도 말하지 않는 듯해서….
 

교육과 공부에 대한 명언 10가지

교육은 학교에서만 일어나지는 않지요? 자꾸 되새길수록 삶에 도움이 되는 공부에 대한 명언들, 또 소개합니다.

○교육의 목적은 ‘일생을 통해 공부하는 자세를 갖게 하는 것’이다 – R M 해틴즈
○스승은 부모보다 더 존경받아야 한다. 부모는 생명을 주었지만 스승은 잘 사는 기술을 주었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
○가장 중요한 것은 질문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 호기심은 그 자체만으로도 존재 이유가 있다. – 알버트 아인슈타인
○학이시습지불역열호(學而時習之不亦說乎) ; 배우고 이를 실천하며 살면 즐겁지 아니한가? – 공자
○학이불사즉망(學而不思則罔), 사이불학즉태(思而不學則殆); 책만 읽고 생각하지 않으면 고루해지고, 생각만 하고 책을 읽지 않으면 위태롭게 된다. – 공자
○삼인행필유아사(三人行必有我師); 세 사람이 길을 가면 반드시 내 스승이 있다. -공자
○좋은 책을 읽는다는 것은 과거의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 – 르네 데카르트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어딘가에 샘이 숨겨져 있기 때문 -생 텍쥐베리
○당신이 배를 만들고 싶다면, 사람들에게 목재를 가져오게 시키고 일을 지시하고 일감을 나눠주는 일 대신 그들에게 넓고 끝없는 바다에 대한 동경심을 키워줘라. -생 텍쥐베리
○모든 교육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귀중한 결과는, 할 일이 있을 때 좋든 싫든 스스로 그것을 할 수 있는 능력이다. -토머스 헉슬리

<제 562호 건강편지 ‘초콜릿과 책’ 참조>
 

오늘의 음악

일주일 전에 또 한 명의 위대한 뮤지션을 잃었지요? 데이비드 보위의 노래 두 곡 준비했습니다. 아마 우리나라에서도 가장 많이 알려진 노래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먼제 세상을 떠난, 퀸의 리드보컬 프레디 머큐리와 함께 부른 ‘Under Pressure’와 대표곡이라고 할 수 있는 ‘Space Oddity’가 이어집니다.

♫ Under Pressure [데이비드 보위 & 퀸] [듣기]
♫ Space Oddity [데이비드 보위] [듣기]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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