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없는 선열에 더 감사해야 할 날




어떤 선열은 이름이 현저해서 하늘에 빛나기도 하지만,
어떤 분은 소리 없이 세상을 떠나 이름조차 알 길이 없으니
앞이 다행이라 한다면, 뒤는 불행이라 아니 할 수 있겠습니까?
하물며 누구도 찾지 않는 황야에 마른 풀 위에 뼈만 남아서
귀신불(鬼火) 번득이고 까마귀만 어지러이 나는 곳,
살아생전은 둘째 치고 돌아가신 후까지 외로운 분은 얼마나 많습니까?
설사 이렇기까지는 아니 할지라도
군대와 함께 이리저리 힘겹게 행군하다 돌아가신 분들,
감옥에서 광복을 기다리다 두 눈 제대로 못 감고 떠난 분들은 또 얼마나 많습니까?
    
70년 전 12월 13일, 지금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가 들어선 서울운동장. 위당 정인보 선생이 무거운 목소리를 이어가자 이곳저곳 흐느끼는 소리가 들리더니, 너나없이 목 놓아 통곡했습니다. 《순국선열추념문》은 다음날 동아일보 1면에 실려 온 국민의 가슴을 찢고 눈물샘을 터뜨렸습니다.
    
오늘은 대한민국 정신사에서 너무나 소중한 ‘순국선열의 날’입니다. 1939년 임시정부가 11월 17일, 망국의 을사조약이 체결된 날을 잊지 말고 순국선열의 혼을 기리자고 해서 ‘순국선열공동기념일’로 제정한 것이 효시입니다. 1932년 이 날은 ‘영원한 아나키스트’ 우당 이회영 선생이 옥사한 날이기도 합니다.

지금 많은 사람이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제 경험과 소견으로는 남들이 가지 않는 바른 길을 가는 것은 참 어려운 듯합니다. 독립운동은 생명을 거는 위험한 일이었습니다. 뼈를 때리는 추위와 배고픔과 싸워야 했습니다. 많은 사람은 가족의 비난과 지인의 조롱을 귓전으로 흘려야 했을 겁니다. 깊이를 모르는 고독과 기약없는 미래와도 싸워야 했을 겁니다. 순국선열들은 그런 상황에서 힘들지만 바른 길을 가다 쓸쓸히 눈을 감았습니다. 꿈에서도 감사함을 느껴야 할 겁니다.

프랑스 파리 테러로 지구촌의 수많은 사람이 슬픔을 나누고 있습니다. 인류애로 그 슬픔을 나누는 것도 뜻있지만, 오늘은 또 다른 슬픔도 나누시기 바랍니다. 황량한 만주벌판에서 굶주림과 목마름에 지치고, 다친 부위가 도져 쓰러져간 무명의 독립용사들의 슬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끝내 못 보고 눈을 감을 수밖에 없었던 선열들의 슬픔을…. 그 슬픔에 감사하는 하루라면 더욱 뜻깊겠지요? 

이 가을 가슴에 새길 감사의 명언들

아마 일제강점기의 순국선열과 해방 이후 어느 나라 국민보다 부지런했던 어른들이 없었다면 지금, G20의 대한민국에서 불평불만의 목소리를 자유롭게 낼 수도 없겠지요? 몇 번 소개했지만, 또 소개합니다. 이 가을, 감사의 명언들을.
    
○성경학자 매튜 헨리가 강도를 당한 뒤 드린 감사
    
  ①전에 이런 일을 당한 적이 없는 데 대해
    
  ②돈만 빼앗고 목숨을 빼앗지 않은 데 대해
    
  ③가진 것을 모두 잃었지만, 잃은 것이 많지 않은 데 대해
    
  ④내가 아니라 그가 강도인 데 대해
    
○왜 호랑이를 만들었냐고 신께 불평하지 말고,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지 않은 것에 감사하라. -인도 속담
    
○다리가 부러졌다면 목이 부러지지 않은 것에 대해 감사하라. -웨일스 속담
    
○감사는 위대한 교양의 열매다. 야비한 사람에게서는 그것을 발견할 수 없으리라. -사무엘 존슨
    
○이 세상에서 가장 상쾌한 과실은 감사다. -메난드로스(그리스의 희곡작가)
    
○감사는 고결한 영혼의 얼굴. -토머스 제퍼슨
    
○감사를 통해 인간은 부자가 된다. -디트리흐 본회퍼(독일의 신학자)
    
○감사는 최고의 항암제요, 해독제요, 방부제다. -존 헨리
    
○감사하는 가슴의 밭에는 실망의 씨가 자랄 수 없다. -피터 쉐퍼
    
○그 사람이 얼마나 행복한가는 감사의 깊이에 달려 있다. -존 밀러
    
<건강편지 제122호 ‘지퍼의 역사’ 참조>

오늘의 음악

파리의 하늘 아래 존 레넌의 ‘Imagine’이 울려 퍼지고 있다고 하죠? 오늘은 슬픔을 이긴 아름다운 ‘Imagine’ 준비했습니다. 에이블린 라빈의 목소리를 배경으로 김연아의 아름다운 모습이 펼쳐집니다. 금메달을 빼앗기고 갈라 콘서트에 나온 그녀의 모습이. 에디트 피아프의 ‘파리의 하늘 아래’가 이어집니다.

♫ Imagine [김연아] [듣기]
♫ 파리의 하늘 아래 [에디트 피아프]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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