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어른스러운 사회?

[이성주의 건강편지]피터팬 사회

대한민국은 어른스러운 사회?



오늘은 어린이들의 영원한 벗, 피터 팬이 눈물을 흘릴 만한 날입니다. 1937년 오늘 ‘피터 팬’의 아버지나 다름없는 극작가 제임스 배리가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지요.

많은 사람들이 ‘피터 팬’ 하면 1953년 월트 디즈니사가 선보인 애니메이션 영화를 떠올리지만, 첫 작품은 희곡이었습니다. 제임스 배리가 1902년 발표한 성인소설 《작고 하얀 새》의 일부 내용을 뽑아 5막 짜리 희곡으로 썼고 1904년 처음 무대에 올렸지요.

영원히 늙지 않는다는 것은 꿈일 수도 있지만, 악몽일 수도 있겠지요? 여러분 모두 잘 아시다시피 몸은 어른이지만 어린이의 심리상태를 고집하는 것을 ‘피터팬 신드롬’이라고 하지요. 피터팬 신드롬에 젖은 사람, 즉 애어른이 많은 것이 우리 사회의 큰 병폐가 아닐까요?(참고로 애어른은 어른 같은 아이,  아이 같은 어른 둘 다 가리키는 말입니다.)

2003년 서울대 의대 정신과에서 서울병무청에서 신체검사를 받은 남성 5971명을 대상으로 인격 장애 설문 조사를 했을 때 45%가 인격 장애로 나타난 적이 있지요. 인격 장애란 곧 미성숙한 어른, 애어른을 뜻합니다. 저는 2004년 졸저를 통해 우리 사회를 ‘유아유아(唯我幼兒 나밖에 모르는 어린이) 사회’로 규정한 적이 있는데, 지금도 별로 달라지지 않은 듯합니다.

어쩌면 우리 사회의 온갖 병폐도 사회의 덩치는 커졌는데, 시민의 의식은 아직 어른스러워지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요?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이나 관료는 문제가 생기면 스스로 해결하지 못합니다. 어른스럽게 다른 사람에게 이해를 구할 생각도 안합니다. 시민도 다를 바가 없지요. 많은 사람이 합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떼를 쓰고 내 편, 네 편 나눠서 욕하기 바쁩니다.

세월호의 아픔에 이은 메르스 비극을 통해 우리 사회의 근원을 짚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자신의 인격을 짚고, 넓고 깊어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시간낭비가 아니라 최우선 과제가 될 때 우리 사회가 좀 더 성숙해지지 않을까요? 오늘이라도 자신의 인격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은 어떨까요?

혹시 나는 애어른?

인격 장애는 자신은 별로 힘들지 않지만 주위 사람을 괴롭혀서 ‘마늘 애호가의 병’이라고도 부르지요. 요즘 젊은이에게 가장 문제가 된다는 두 가지에 대해 여러분 스스로나 주위 사람이 혹시 해당하지 않는지, 체크해보세요.

오늘의 음악

오늘은 두 아름다운 ‘Evergreen(상록수)’을 준비했습니다. 바브라 스트라이샌드가 영화 ‘스타 탄생’에서 부른 곡과 캐나다 가수 수잔 잭스가 1980년 발표한 같은 이름의 다른 노래가 이어집니다.

♫ Evergreen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듣기]
♫ Evergreen [수잔 잭스] [듣기]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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