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영웅의 터지고 허물어진 발에서 무엇을 느끼나요?

“에티오피아를 점령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이탈리아군이 필요했지만, 로마를 점령하는 데에는 단 한명의 에티오피아 군인으로 가능했다.”

1960년 오늘 개막한 로마 올림픽에서는 캐시어스 클레이(무하마드 알리), 윌마 루돌프 등 숱한 스타가 탄생했지만 최고의 주인공은 단연 ‘맨발의 아베베’였습니다. 아베베 비킬라는 6.25 전쟁에 참전했던, 황실 친위대의 하사관으로서 탱크를 몰고 침입해 조국을 6년 동안 점령한, 적국 이탈리아에서 신화를 썼습니다. 그러자 서방의 언론은 위와 같이 보도했습니다.

아베베는 원래 마라톤에 참가하기로 했던 선수가 축구를 하다 다쳐서 ‘대타’로 나섰습니다. 에티오피아 올림픽 위원회가 제공한 운동화 중 발에 맞는 것이 없자 평소처럼 맨발로 달려서 아프리카 최초의 금메달리스트가 됐습니다.

아베베는 1964년 도쿄올림픽에서는 경기 5주 전 충수염(맹장) 수술을 받은 후유증을 이기고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습니다. 도쿄올림픽조직위는 에티오피아 국가를 준비하지 못했다며 일본 국가를 연주했다가 비난을 받았고요.

아베베는 4년 뒤 멕시코 올림픽에서도 세상을 놀라게 했습니다. 그는 뜻밖에 중간에 경기를 포기해 팬들을 실망시키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당일 기자회견에서 아베베가 경기 몇 주 전 왼쪽 다리뼈가 부러졌지만 동료 마모 올데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기 위해 출전한 것이 밝혀져 세계를 또 한 번 감동시켰습니다. 마모는 금메달을 딴 뒤 아베베에게 공을 돌렸지요.

사진은 아베베의 발입니다. 맨발의 신화는 고통을 이기며 달린 결과라는 것을 생생히 보여줍니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맨발의 아베베’의 감동적 명언들

“내가 달리는 것은 1등을 위해서도, 눈앞의 결승점을 위해서도, 최고의 속도를 내기 위해서도 아니다. 나는 다만 달릴 뿐이다.”

“적은 67명의 다른 선수들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었다. 나는 그 싸움에서 이긴 것이다. 나는 남과 경쟁해서 이기는 것보다 내 고통을 이겨내는 것을 소중하게 여긴다. 고통과 괴로움에 지지 않고 끝까지 달렸을 때 승리로 연결됐다.”

“내 다리는 더 이상 달릴 수 없지만 나에겐 두 팔이 있다.”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된 다음 해에 노르웨이에서 개최된 장애인올림픽의 전신인 ‘스토크 맨더빌 게임스’에 출전, 금메달을 딴 뒤

“성공한 사람들도 비극과 만난다. 내가 올림픽에서 우승한 것도, 사고를 당한 것도 신의 뜻이었다. 나는 승리를 받아들였고 비극도 받아들였다. 나는 둘 다 삶의 진실로 받아들였기에 행복한 삶이 이어졌다.”

오늘의 음악

시간이 참 빨리 지나가네요. 여름은 벌써 가버렸나~ 하는 노래가 흥얼거려지는 것을 보니까요. 조동진의 ‘나뭇잎 사이로’ 준비했습니다. 경쾌한 밤의 음악이지만 아침이 떠오르는, 모차르트의 ‘Eine Kleine Nacht Musik’ 1악장 이어집니다. 칼 뵘이 이끄는 빈 필의 연주입니다.

♫ 나뭇잎 사이로 [조동진] [듣기]
♫ 소야곡 1악장 [칼 뵘]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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