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의 독수리로 환생하길 꿈꿨던 카라얀

[이성주의 건강편지]눈 감은 지휘자

알프스의 독수리로 환생하길 꿈꿨던 카라얀



“나는 독수리로 환생하고 싶다. 사랑하는 알프스 상공을 날 수 있도록….”
독수리의 눈을 가졌지만, 늘 그 눈을 감고 교향악단을 지휘한 ‘무대 위의 독재자’ 헤르베트 폰 카라얀은 불교의 환생을 믿었지요. 그가 소원대로 독수리로 환생했는지는 모르겠지만, 1989년 오늘 이승을 떠나 저승으로 간 것은 확실합니다. 25년 전 81세의 나이에 심근경색으로 영원히 눈을 감았습니다.

불가리아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 엘리아스 카네티는 “연주 동안 지휘자는 가히 신적 권위를 갖는다. 좋고 나쁘고를 떠나 가히 살아있는 법”이라고 했는데 카라얀은 이 말에 가장 어울리는 사람이 아닐까 합니다. 영국의 마가레트 대처 총리가 카라얀의 무한권력을 부러워했다는 이야기도 유명하지요.

카라얀은 35년 동안 베를린 필하모니를 이끌었고 빈 필하모니, 런던 필하모니 등 수많은 교향악단과 오페라단을 지휘했습니다. 그는 기초를 강조한 지휘자로 유명합니다. 베를린 필하모니를 처음 맡았을 때 단원들에게 기초부터 다잡으려고 해서 반발을 사기도 했지만, 튼튼한 기초가 베를린 필의 원동력이 됐지요. 모든 공연에서 리허설이 철두철미하기로도 유명하고요.

카라얀은 우리나라에서도 팬들이 많았습니다. 1970, 80년대엔 ‘지휘자=카라얀’이었습니다. 웬만한 시골 다방에도, 이발소에도 꿈을 꾸며 연주자들과 숨결을 나누는 듯, 목소리를 건네는 듯, 두 눈을 감고 지휘봉을 흔드는 그의 사진이 걸려있었지요.

카라얀은 20세기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에 가장 기여한 지휘자일 겁니다. 피아노 연주회와 지휘를 포함해서 3524회의 연주회를 가졌고 음반 509개, 영상물 78개를 발표했지요. 최소 2억 장 이상의 음반을 판매했고요. 그는 CD의 탄생에도 기여했습니다. 소니의 첫 CD가 74분 분량인 것은 카라얀이 자신의 추종자인 오가 노리오 소니 회장에게 베토벤의 9번 합창 교향곡을 담을 수 있는 시간을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하지요.

카라얀은 독일극장의 음악총감독이 되기 위해 나치 당원이 된 전력이 있지요. 이 때문에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한 동안 음악활동을 금지당하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두 번의 이혼과 세 번의 결혼, 단원들과의 끊임없는 마찰…, 카라얀도 미끄럽지만은 않은 삶을 살다 떠났습니다.

그럼에도 카라얀을 20세기 가장 위대한 지휘자로 꼽는 사람이 적지 않지요.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미칠 수 있는 삶이었기에 행복한 삶이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25년 전 오늘 비록 심장이 멎는 고통을 겪었겠지만, 마지막 찰나에는 미소 지으면서 떠나지 않았을까요? 알프스 산맥을 힘껏 치솟는 독수리로 환생하길 꿈꾸며….

심장병 희생을 막는 8가지 방법

며칠 전에도 알려드렸지만, 심장 지키는 정보는 보고 또 봐도 시간이 아깝지 않기에 다시 한 번 소개합니다.

①금연할 것.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심장병 사망 위험이 3~5배 높다. 담배를 끊고 5년이 지나면 심장동맥질환에 걸릴 위험이 비흡연자와 같아진다.
②과음하지 말 것. 술은 심장의 근육을 약화시킨다.
③기름기 있는 음식을 덜 먹고 생선, 채소, 과일을 충분히 먹는다.
④일주일에 세 번, 하루 30분 이상 땀을 흘리는 유산소운동을 한다. 주말에 몰아서 하는 운동은 심장 건강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⑤건강 체중을 유지할 것. 살이 찌면 심장의 부담이 커진다. 건강 체중은 대체로 젊었을 때 최고 컨디션의 몸무게±5kg.
⑥혈압과 혈당 관리를 철저히 한다.
⑦가슴이 조금이라도 아프면 병원을 찾아간다. 가슴 통증은 사람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므로 특별한 외상이 없이 아프다면 심장병을 의심해야 한다.
⑧고혈압, 당뇨병 환자나 가슴 통증을 경험한 사람, 뇌졸중 또는 심장병의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집 부근의 뇌졸중, 심장병 치료 병원을 알아둔다.

<제 647호 건강편지 ‘과묵한 칼’ 참조>

오늘의 음악

오늘은 카라얀이 지휘하는 음악 세 곡을 준비했습니다. 첫 곡은 드보르작의 신세계 교향곡 4악장입니다. 요한 슈트라우스 1세의 ‘라데츠키 행진곡’과 그의 아들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강’이 이어집니다.

♫ 신세계 교향곡 [드로르작] [듣기]
♫ 라데츠키 행진곡 [요한 슈트라우스 1세] [듣기]
♫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요한 슈트라우스 2세] [듣기]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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