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지식인이 월드컵 우승에 냉담했던 까닭

브라질월드컵이 눈앞에 오긴 온 모양입니다. 출전 팀마다 최종평가전이 한창이네요. 어제는 리오넬 메시의 아르헨티나가 슬로베니아를 2대0으로 가볍게 물리쳤더군요.

아르헨티나는 1978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과 1986년 멕시코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축구 강국입니다. 78년에는 페루와의 승부조작설, 86년에는 디에고 마라도나의 ‘신의 손 사건’ 등 논란 끝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지요.

아르헨티나 국민에게서 축구는 삶의 절반을 차지합니다. 그 열광이 박수를 받는 것만은 아닙니다. 대문호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는 ‘체스로 시작하여 축구로 끝나는 나라에서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탄식했습니다. 왜 그럴까요?

아르헨티나는 ‘좋은 공기’란 뜻의 부에노스아이레스가 수도인 나라로 면적은 세계 8위, 1인당 GDP는 세계 61위인 나라입니다. 사회주의 혁명가 체 게바라의 조국이고 제가 좋아하는 마르타 아르헤리치, 다니엘 바렌보임 등 음악가의 모국이기도 합니다.

1816년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한 아르헨티나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중반까지 세계 10위 안의 경제대국이었습니다. 제1,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으로 식량과 육류를 수출하면서 부를 쌓았지만 이 재산이 소수에 집중되면서 갈등의 씨앗이 됐습니다. 이런 상황이 해방신학과 종속이론의 토양이 됐고요.

1946년 후안 페론이 대통령이 되면서 아내 에비타와 함께 과감한 복지정책을 추진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파퓰리즘 논쟁’이 일어날 때마다 거론되곤 하지요. 페론은 1955년 쿠데타에 의해 쫓겨났다가 73년 권좌에 복귀했다가 이듬해 사망합니다. 페론의 세 번째 부인 이사벨에게 권력이 이어지지만 76년 호르헤 비델라가 쿠데타를 일으켜 권좌를 빼앗습니다.

비델라는 가혹한 독재를 펼치며 체포, 감금, 처형을 자행해서 실종자가 최소 3만 명에 이르렀습니다. 실종자의 어머니들은 1977년 5월부터 매주 목요일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마요 광장에서 집회를 열었습니다. 국민가수 메르세데스 소사는 망명생활을 하면서 아름다운 저항의 노래를 불렀고요.

비델라는 자신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서 축구가 필요했습니다. 축구 대표 팀에게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에서 ‘무조건 우승’을 명했고, 대표 팀은 결국 우승을 차지하지만 남미의 지식인들은 이를 냉랭하게 쳐다봤던 겁니다. 자신감이 지나쳤던 것일까요? 비델라는 1982년 대서양의 포클랜드를 점령했다가 영국과의 전쟁에서 져 권력기반을 잃고 이듬해 민간에 권력을 이양해야만 했습니다.

아르헨티나는 86년 멕시코 월드컵 8강전에서 영국을 물리쳐 포클랜드 전쟁으로 잃었던 자존심을 회복했지요. 이때 마라도나는 핸드볼에 의한 ‘신의 손 골’에 이어 50m 드리블 골을 성공시켜 화제가 됐고요.

축구에는 이처럼 그 나라의 역사가 녹아있습니다. 역사를 알고 보면 더욱 더 재미있습니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남편에 이어 대통령직에 올라 세계 최초의 직선 부부 대통령이라는 진기록을 갖고 있고, 무엇보다 유럽 바깥에서 최초로 프란치스코 교황을 배출한 아르헨티나! 이번 월드컵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선보일까요? 그저께 런던의 도박사들은 개최국 브라질에 이어 아르헨티나를 우승후보 제2위로 점쳤는데….

자기계발과 경영에 도움이 되는 축구 명언

■승리와 패배와 관련한 명언
○강한 자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이기는 자가 강한 것이다 –베켄바우어 독일 바이에른 뮌헨 회장.
○축구는 때로 가혹하다. 그것이 축구다 –라이언 긱스(맨U의 전설)
○포기하면 그 순간이 곧 그 경기의 끝이다 –마크 오베르마스(네덜란드 대표팀 공격수.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차범근 호에게 5대0 패배를 안겼을 때 주축선수)
○축구는 실수의 스포츠다. 모든 선수가 완벽하게 플레이를 펼치면 스코어는 언제나 0대0이다 –미셀 플라티니(전 프랑스 대표팀 주장)
○축구는 스타가 아닌 팀이 하는 것이다. 항상 상대보다 0.5초 빨라야 한다 –펠레(축구의 황제)

■프로의식과 관련한 명언
◇슈퍼프로의 자질
○미친 사람이 이성적인 사람보다 세상을 더 많이 변화시킨다 –에릭 칸토나(전 프랑스 대표선수)
○프로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 최고여야 한다 –기성용(대한민국 대표팀 미드필더)
○무언가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나 자신부터 바꿔야 한다 –호셉 과르디올라(바이에른 뮌헨 감독)
○나의 장점은 드리블, 스피드 등이 아닌 축구에 대한 열정이다 -호나우두(전 브라질 대표팀 공격수)
○나는 못 막을 공은 안 막는다 –잔루이지 부폰(이탈리아 대표팀 골키퍼)

◇노력
○나는 하루에 12시간을 연습했고 두 다리 중 어느 한 다리가 강하다고 느끼지 않았을 때 처음으로 희열을 느꼈다. 스파르타 프라하 시절 나는 경기 직후에 곧바로 훈련장에 가서 훈련했고 쓰러져도 다시 필드의 잔디를 잡고 일어섰다. 나의 일과는 연습장의 조명이 꺼질 때 끝났다 –파벨 네드베드(전 체코 대표팀 공격수)
○땀에 젖은 유니폼, 그것이 내가 보여줄 수 있는 전부다 –폴 스콜스(맨U의 살아있는 전설)
○힘이 드는가? 하지만 오늘 걸으면 내일 뛰어야 한다 –카를레스 푸욜(FC 바로셀로나)
○뛰어난 슈팅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오랜 연습 끝에 몸에 밴 감각에서 나오는 것이다. -데이비드 베컴(프리킥의 달인)
○휴식, 휴식은 은퇴한 뒤 즐길 생각이다 –가브리엘 에인세(전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프로의 태도
○칭찬을 받을 때 스스로를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 쏟아지는 비난에 상처받지 않는 심장도 가져야 한다 –박지성(전 대학민국 대표팀)
○몸싸움이 두렵다면 그 후에 판단력도 없다 –라울 곤잘레스(레알 마드리드의 전설, 샬케04를 거쳐 현재 알 사드 소속)

<제786호 건강편지 ‘기성용을 위한 변명’ 참조>

오늘의 음악

첫 곡은 영화 ‘에비타’에서 마돈나가 부르는 ‘Don’t Cry for Me, Argentina’입니다. 에비타는 후안 페론의 두 번째 부인 에바 페론의 애칭이지요. 1978년 엔드루 로이드 웨버와 팀 라이스의 뮤지컬로 선보였고 1996년 영화로 나왔습니다. 메르세데스 소사의 ‘삶이여 고마워요’와 지나마리아 히달고의 ‘옛 노래의 추억’이 이어집니다. 마지막 곡은 리카르도 샤이가 지휘하는 베를린 라디오 심포닉와 마르타 아르헤리치의 협연으로 듣겠습니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3번.

♫ Don’t Cry for Me, Argentina [마돈나] [듣기]
♫ Gracias A La Vida [소사] [듣기]
♫ 옛 노래의 추억 [히달고] [듣기]
♫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 3번 [아르헤리치]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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