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박찬호에게 배워야 할 점

[이성주의 건강편지]박찬호와 류현진

류현진이 박찬호에게 배워야 할 점

2000년 오늘은 LA다저스의 박찬호가 메이저 리그에서 첫 완봉승을 한 날입니다. 1994년 데뷔했으니 6년 만, 185경기 만이었지요. 박찬호는 이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원정경기에서 9회까지 2안타, 1볼넷만 내주는 호투로 팀의 3대0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참고로 다저스는 ‘날쌘돌이들,’ 파드리스는 ‘신부님들’이란 뜻입니다.

박찬호는 시즌 마지막인 이 경기에서 18승(10패)을 챙겼습니다. 이날 박찬호는 ‘북 치고 장구 치는’ 플레이로 삼진 13개에다가 8회에는 홈런도 쳤습니다.

    
류현진이 데뷔 첫 해에 완봉승을 거뒀고, 첫 해 방어율로 봐서 박찬호보다 낫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지만, 굳이 그렇게 비교할 필요가 있을까요? 박찬호는 황무지를 개척한 선수입니다. 박찬호가 있었기에 류현진도 있을 수 있지 않을까요? 
    
박찬호는 1994년 LA다저스와 입단 계약서를 맺고, 입단 첫해에 메이저 리그에 직행했지만 두 경기에서 난타를 당하고 17일 만에 마이너리그로 강등됩니다. 마이너리그에서도 2부 리그격인 더블A에서 연속 3패를 당했지만, 구장에서 숙소까지 10㎞를 뛰어갔고 지독한 훈련 끝에 조금씩 승리를 쌓아나가 마이너리그의 1부 격인 트리플A를 거쳐 메이저 리그 훈련에 합류합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지요? 1996년 시범 경기 시즌에 단장은 ‘Park’이 곧 마이너 리그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박찬호는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 잔류에 성공합니다. 박찬호는 그해 4월 7일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투수 라몬 마르티네스가 2회 초 오금을 다치자 갑자기 등판해 메이저 리그 첫 승리를 따냅니다.
    
박찬호는 1997년 다저스의 5선발로 발탁돼 2년 연속 팀에서 최고의 성적을 냅니다. 그러나 99년 4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에서 페르난도 타디스에게 한 회 두 번 만루 홈런을 맞아 메이저리그 역사에 오점을 남깁니다. 6월에는 애너하임 에인절스와의 경기 중 이단옆차기로 상대 선수를 가격, 퇴장을 당하기도 합니다. 연패 행진을 벌이다가 삭발을 하고 투혼을 발휘해서 승수를 쌓습니다.
    
2000년은 앞서 말씀드린 대로 최고의 시즌을 보냅니다. 2002년 파격적 조건으로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했지만 고질적인 허리와 오금의 부상이 그를 옭아맸습니다. 이때부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뉴욕 메츠, 휴스턴 애스트로스, LA 다저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뉴욕 양키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등을 전전하며 메이저 리그와 마이너 리그를 오르내립니다.    
    
보름 전 척추전문병원 나누리병원의 10돌 기념식에서 박찬호가 축사를 하던 모습이 떠오르더군요. 그는 “그 시기에 중도에 그만둘까 하는 생각이 계속 머리를 맴돌았지만 노모 히데오의 123승을 넘어야겠다는 목표가 있어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박찬호는 2010년 10월2일 플로리다 말린스와의 경기에 구원등판해서 승리투수가 돼 124승이란 대기록을 세우고 메이저 리그의 마운드를 영원히 내려왔습니다.
    
“124승을 이루고 나니까 허무가 밀려왔습니다. 내가 124승을 이루니 히데오의 기록이 없어지더군요. 언젠가는 제 기록도 누군가가 깨지 않겠습니까? 돌이켜보니 목표의 달성보다는 시련과 극복이 더 중요한 자산이라는 깨달음에 이르렀습니다.”

어떻습니까? 가슴에 와 닿지 않습니까? 마침 오늘은 류현진이 15승에 도전하는 날이네요. 쾌승을 기원합니다. 최선을 다해 승리하기를 빕니다. 하지만 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경기 뒤에는 더욱 많은 드라마가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승리 뒤에 패배, 패배 뒤에도 승리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 스포츠이고 삶일 겁니다. 여러분 모두, 지금의 작고 큰 실패와 시련을 행복한 내일을 위한 소중한 자산으로 삼으시기를 아울러 두 손 모아 기원합니다!

스포츠 스타의 가슴을 찌르는 명언 10개

●세상에서 가장 힘든 것은 어떤 일을 꾸준히 해내는 것이다. -박찬호
●한 번씩 링에서 다운 될 수는 있다. 여러 번 다운될 수도 있다. 권투선수라면 다운 당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닐까? 중요한 것은 다운됐을 때 일어서야만 챔피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조지 포먼(미국의 권투 선수)
●장애에 부딪혔을 때 절대 돌아가거나 포기하지 말라. 타고 넘든, 뚫고 지나든 어떻게 해서든 그것을 극복할 방법을 만들어내라. -마이클 조던(미국의 농구선수)
●내 농구 인생에서 9,000번 넘게 슛에 실패했고 300번 가량 게임에 졌다. 그 가운데 26번은 마지막 회심의 역전 슛이 실패해서 진 것이다. 이처럼 내 삶은 실패의 연속이었다. 바로 이것이 내가 성공한 이유다. -마이클 조던
●고된 훈련 때문에 경기가 쉬웠다. 그게 나의 비결이다. 그래서 나는 승리했다. -나디아 코마네치(루마니아의 체조 선수)
●힘이 드는가? 하지만 오늘 걸으면 내일 뛰어야 한다 -카를레스 푸욜(스페인 FC 바로셀로나 축구선수, 2010년 남아공 월드컵 4강에서 독일을 침몰시킨 헤딩골의 주인공)
●프로선수는 칭찬을 받을 때 스스로를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 쏟아지는 비난에 상처받지 않는 심장도 가져야 한다 –박지성
●어머니는 나에게 아주 일찍부터 이렇게 가르치셨다.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고. 그 첫 번째는 목발 없이도 걸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윌마 루돌프(소아마비를 극복하고 올림픽 3관왕에 오른 미국의 육상 선수)
●나는 최선을 다하려 애썼다. 내일 일어날 일보다 오로지 오늘 일어나는 일에만 관심을 뒀다. -마크 스피츠(미국의 수영 선수)
●두려움은 당신이 하는 모든 것의 일부분이다. 그러나 커다란 위험을 무릅쓴다면 당신은 큰 대가를 얻게 될 것이다. -그레그 루가니스(미국의 다이빙 선수. 서울올림픽 때 보드에 부딪혀 머리를 다쳤지만 약물 규정 때문에 마취제를 쓰지 않고 상처를 꿰맨 뒤 우승했다)

오늘의 음악

1908년 오늘 태어난 다비드 오이스트라흐의 음악 두 곡 준비했습니다. 첫째 곡은 브람스 바이올림 협주곡 1악장입니다. 키릴 콘드라신이 지휘하는 모스크바 필하모닉과 함께 연주합니다. 둘째 곡은 크라이슬러의 ‘사랑의 슬픔’입니다. 오늘 분위기에 어울리는 팝송 한 곡도 마련했습니다. J.D. 사우더의 대표곡이지요? ‘You’re Only Lonely’입니다.

♫ 브람스 바이올린협 1악장 [다비드 오이스트라흐] [듣기]
♫ 사랑의 슬픔 [다비드 오이스트라흐] [듣기]
♫ You’re Only Lonely [J.D. 사우더] [듣기]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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