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현혹하는 대부업 광고, 버젓이 방영돼도 되나?

남> 나 오늘 러시앤캐시에서 대출 받았어.
여> 은행이랑 카드 놔두고 왜?
남> 바쁠 땐 쉽고 간단하거든.
여> 거기 이자 비싸지 않나?
남> 빌린 기간만큼 내니까 짧게 써야지.
여> 그래? 처음에 다 내는 줄 알았지.
남> 버스랑 지하철만 탈 수 있나? 바쁠 땐 택시도 타고
여> 하긴~ 시간은 돈이니까.
남> 조금 비싼 대신
여> 편하고 안심되는 거?
남> 좋은 서비스랑 그런 게 아닐까?
여> 그렇다고 맨날 쓰는 건 아니지?
남> 그럼~ 시간 많으면 할인마트 가고 급하면 편의점 가는 거지.
여> 계획적으로 잘 써야겠네.
남> 우리 계획도 잘 세워볼까?
여> 그럴까?
– 우리 곁에 꼭 필요한 금융서비스, 러시앤캐시.
    
TV를 켤 때마다 나오는 광고에 경악합니다. 은행, 카드를 쓸 수 있는 사람이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받다니요? 이자도 이자지만, 대부업체 돈을 쓰는 순간 개인신용등급이 깎인다는 금융상식을 모르는, 일부 젊은이들을 꼬여서 은행을 이용하지 못하게 하려는 술책인가요? 금융감독원장이 (마치 남의 일인 양) 이 광고가 설득력이 있다고 칭찬했다니 할 말을 잊습니다.
    
이 회사를 비롯한 대부업체들은 일부 고객에게 정부가 지난해 정한 법정최고이자 38%보다 더 받은 일 때문에 금융감독원 및 서울강남구청과 소송 중에 있습니다.

법원은 자동연장계약에 따라 이자를 더 받으면 불법이지만, 자동연장계약이 없으면 (새 이자율 한도가 적용되지 않는) 이전 대출금의 연체이자이기 때문에 합법이라는 판결을 내리고 있습니다. 계약서에 자동계약조항이 없으면 38% 이상 이자를 받아도 괜찮다는 논리인데, 대출받은 사람의 눈물은 빠진, 업체 위주의 판결 아닌가요? 참고로 러시앤캐시는 김앤장, 산와머니는 율촌이 법률대리인을 맡고 있지요.

    
러시앤캐시의 1심 판결 때 판사는 대부업체의 손을 들어주면서 “회사가 자숙하는 의미에서 언론광고도 자제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는데, 지금 어떤가요? 케이블 TV의 광고는 대부업체에서 장악하다시피 했습니다.
    
한 술 더 떠, 이제는 대부업체가 저축은행을 인수하는 것도 가능하게 만든다고 합니다. 금융위원회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면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글쎄요, 고양이에게 생선 맡기면서 잘 지켜보면 괜찮다는 꼴 같기만 합니다.
    
대부업체를 무조건 비난할 수만은 없겠지요. 급전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순기능도 있을 겁니다. 제도권 금융 벽이 높지 않았다면 이렇게 성행할 리가 없겠지요.
    
명절 연휴 끝난 아침, 좋은 소식 전해드려야 하는데 송구합니다. 그러나 대부업체의 광고가 TV를 점령하는 것이 고단한 이웃의 삶이 반영된 것을 잘 알고 있기에 넘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형편에 저런 비이성적 광고에 ‘수오지심(羞惡之心)’이 발끈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금융 당국과 방송광고 당국은 반성해야 합니다.

일본 대부업체가 슬그머니 장악한 우리 사회, 어떻게 해야 병을 고칠까요? 대부업체가 저렇게 호황이라면, 이자가 30%를 넘는 돈을 쓰는 서민이 그만큼 많다는 이야기가 아닌가요? 외통수에 몰려서 대부업체를 찾은 사람도 있지만, 대출을 너무 쉽게 생각한 사람도 있을 겁니다. 어떻게 하면 서민들이 빚의 수렁에 빠지지 않는 사회가 될까요?

이해 못할 대한민국 TV

우리나라 TV를 보면, 이래도 되나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말과 거꾸로, TV 프로그램은 우중의 인기에 영합해 만들어지고, 우중은 TV를 보면서 더욱 어리석어지는 것은 아닐까요? 우리나라 TV를 보면서 궁금한 점 10가지인데, 답은 여러분께 구하겠습니다.  

○우리나라처럼 TV에서 대놓고 대부업체 광고를 하는 나라가 있나요?

○우리나라처럼 술 광고가 도배하는 나라가 있을까요? 특히 아이돌 스타가 술 광고를 하는 나라가 있을까요?
○왜 우리나라 드라마에서는 문제, 갈등만 생기면 술집에서 해결할까요? 심지어 교사와 학생도 술집을 찾을까요?
○싸움 잘 하는 청소년을 미화하는 드라마가 TV에 아무 거리낌 없이 나오는 것, 정상인가요?
○수다가 지배하는 연예 프로그램, 재미가 있나요? 왜 수다가 경박할수록 시청률이 높을까요?
○왜 토론 프로그램은 늘 말싸움으로 끝나지요? 토론은 합의를 위해 있는 것 아닌가요?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TV를 가까이 하는 국민이 있나요? 늘 바빠서 중요한 일은 못하면서 어찌 TV 볼 시간은 그렇게 많나요?
○아이들의 인성 형성에 TV가 독이라는 사실이 의학적으로 밝혀졌는데도, 왜 우리나라 주부들은 아이들과 함께 TV를 즐길까요?
○TV를 끄고 살면 어떨까요? 스마트폰 DMB도. 하루도 TV 없이 살 수가 없나요?
○TV를 온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따뜻한 기계로 만들 수는 없나요? 뇌에 해가 되지 않고 약이 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오늘의 음악

오늘은 팝, 가요, 클래식 분야 대가의 음악 각 한 곡씩 준비했습니다. 첫 곡은 환상적 가사와 연주로 유명하지요? 레드 제플린의 ‘Stairway to Heaven’입니다. 둘째 곡은 가왕 조용필의 ‘헬로’입니다. 셋째 곡은 베토벤의 피아노협주곡 5번을 레너드 번스타인이 지휘하는 빈 필하모닉과 크리스티앙 짐머만의 협연으로 준비했습니다.

♫ Stairway to Heaven [레드 제플린] [듣기]
♫ Hello [조용필] [듣기]
♫ 베토벤 피아노협 5번 [짐머만-번스타인]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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