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헐뜯고 비난할 때, 아우렐리우스는 어떻게?

일요일에 내일 자 건강편지에는 무엇을 쓸까 온라인을 뒤적이다가 위키피디아 한글판에서 발견했습니다. ‘214년 9월 9일 로마의 황제 아우렐리우스 탄생.’ 클릭!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로마 제국의 제16대 황제다. 철인(哲人) 황제로 불리며, 5현제 중 한 사람이다….
    
다른 자료와 아귀가 맞지 않아서 갸우뚱하며 온라인을 톺아봤더니, 214년 오늘 태어난 사람은 아우렐리우스가 아니라 아우렐리아누스이더군요. 병사 출신으로 황제에까지 오른 입지전 인물이지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이보다 1세기 앞선 121년에 태어나 60세에 세상을 떠난 인물입니다. 고교 교과서에서 이양하의 ‘페이터의 산문’을 통해 소개됐지요?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으로 유명한 그 사람입니다. ‘명상록’은 우리나라에서도 수많은 번역가에 의해 번역됐지만, 서양에서도 최고의 명저로 꼽힙니다. 미국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1, 2년에 한 번은 꼭 이 책을 읽는다고 합니다. 
    
아우렐리우스는 재위 기간의 절반을 전장에서 보냈습니다. 다뉴브 강에서 게르만 족과 대치하며 틈틈이 지혜의 글을 썼던 것이지요. 로마에서는 동생과 귀족들이 황제 자리를 노렸고 폭군인 아들 콤모두스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기를 기다렸지요. 폭군 아들의 이야기를 바탕 삼은 영화가 바로 러셀  크로가 주연한, 가슴 뜨끈한 명화 《글래디에이터》이고요. 아우렐리우스는 적개심과 모함, 시기와 질투, 음모가 가득한 주변을 이성(理性)으로 포용한 황제였습니다. 요즘 같이 미움과 불신이 팽배한 사회에서 그의 글을 통해 마음을 가다듬는 것은 어떨까요?
    
“다른 사람의 마음은 잘 몰라도 그렇게 불행하지는 않다. 하지만 자기 마음을 모르면 불행해진다.”
    
“편지를 쓸 때는 소박하게 쓸 것, 나를 모욕하고 무례한 짓을 하는 자들에 대해서 마음을 풀고 융화할 수 있는 기풍을 기를 것.”
    
“당신이 어떤 사람의 염치없는 행동 때문에 화가 나면 이렇게 자문해보라. ‘이 세상에 염치없는 사람이 존재하지 않을 수 있는가?’ 그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불가능한 일을 기대하지 말라. 그 또한 이 세상에 반드시 있어야 할 염치없는 사람들 중 하나이다. 악한이나 신의 없는 사람, 그 밖의 잘못을 범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생각하자. 이들도 꼭 있어야 할 사람들이라는 것을 깨달으면 그들에게 보다 관대해질 수 있다. 자연은 우리에게 악행뿐 아니라 그에 반대되는 미덕도 같이 주었으니, 무례한 사람을 위해서는 친절을, 어리석은 사람을 위해서는 관용을 해독제로 준 것이다.”
    
“서로를 개선하든지 아니면 포용하라. 내 이해 관계의 척도로 누군가의 선악을 논하지 말라. 다른 사람의 악행은 그냥 그곳에서만 머물게 하라. 소문이 나를 어떻게 비난해도 내 본질은 변함이 없다. 비난을 퍼붓는 사람들에게마저 친절히 대하라. 한 점에 불과한 우리가 화해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그와 똑같아지지 않는 것이 가장 고상한 형태의 복수다. 상대의 잔인함에는 온유로, 악행에는 치유책으로 맞서라. 황당하고 분하더라도 그를 용서하는 것이 의무다.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았다면 내 탓이라고 생각하자. 화를 내는 것은 연극배우에게나 어울리는 일이다. 타락의 늪에 빠진 사람조차도 기꺼이 사랑하라. 내 잘못을 바로 잡아주는 사람이 있다면 받아들여라. 사람을 사귐에 있어 위선을 피하고 진실로 대하라.”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중에서

앞의 글에서는 미움을 극복하는 큰마음에 대해서 소개했습니다. 그밖에 ‘아우렐리우스 명상록’에 나오는 경구 중 일부를 소개합니다.
    
“자기 자신을 믿어야 하지만 동시에 관대하고 유연하고 언제라도 생각을 바꿀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인간은 자신이 조용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그런 곳을 찾는다. 그런데 이러한 욕망은 어리석은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언제든지 우리 자신 안에서 안식처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왜 당신은 수명의 연장을 원하는가? 감각과 욕망을 체험하기 위해서인가? 아니면 성장의 지속인가? 성장의 중지인가? 당신의 언어능력이나 사고능력을 활용하기 위해서인가? 이러한 것들이 진정 집착할 가치가 있는 것일까? 이러한 것들은 거들떠볼 가치도 없다는 생각이 들면 만물의 최종목표를 향해 매진하라. 최종목표란 이성과 신을 따르는 것이다.”
“우리는 변화를 두려워한다. 하지만 변화 없이 생성될 수 있는 것이 있는가? 자연이 변화보다 더 소중히 여기는 것이 있을까? 변화보다 자연의 고유한 특질이 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장작을 변화시키지 않고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할 수 있을까? 식량에 아무 변화가 없이 영양을 섭취할 수 있는가? 변화 없이 어떤 유용한 일이 이뤄지는 것이 가능할까? 당신 자신의 변화 역시 자연의 질서에 속한 것이며 자연에 필요한 것임을 부인할 수 있는가?”
    
“지독히 화가 날 때에는 (떠나간 사람을 떠올리며) 삶이 얼마나 덧없는가를 생각해보라.”

오늘의 음악

오늘은 명상곡을 한 곡 준비했습니다. 이작 펄만이 ‘타이스의 명상곡’을 연주합니다. 둘째 곡은 ‘여름은 벌써 가버렸나’라는 가사가 귀에 맴도는, 조동진의 ‘나뭇잎 사이로’입니다. 셋째 곡은 기타의 철인이라고나 할까요? 제프 벡과 에릭 클랩톤이 무아경에 빠지는 연주곡을 들려줍니다. ‘Cause We’ve Ended As Lovers’

♫ 타이스의 명상곡 [이작 펄먼] [듣기]
♫ 나뭇잎 사이로 [조동진] [듣기]
♫ Cause We’ve Ended as Lovers [제프 벡, 에릭 클랩톤]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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