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승리하는 대선으로 남기 위해선

[이성주의 건강편지]매운 승리와 대통령

모두가 승리하는 대선으로 남기 위해선

많은 사람은 환호했고, 많은 사람은 탄식했을 겁니다. 또 다른 많은 사람은 ‘음~’하고 고개를 끄덕였을 것이고, 또 다른 사람들은 ‘으음~’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을 겁니다.

제18대 대통령 선거가 박근혜 후보의 승리로 막을 내렸습니다. 75.8% 투표율에 과반 득표로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습니다. 경남도지사와 서울시교육감 선거도 보수 또는 우파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대통령 선거는 아쉬운 면이 컸습니다. 아슬아슬한 세계정세 속에서 후보들이 깊이 있는 식견과 참신한 정책으로 유권자들에게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그런 선거가 아니라 국민이 후보를 걱정하는 선거였습니다.

양 진영 모두 통치철학에 기반 둔 멋진 정책을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보건의료 분야에서 줄곧 고민해온 저로서는 양 후보의 보건 관련 공약이 ‘혜택이 산술급수적으로 늘어나면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상식도 간과한 미사여구로만 보였습니다. 특히 민주통합당은 흑색선전을 선거 프레임에 끌어들이는 자충수를 뒀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선거가 역사의 퇴보였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우선 지역구도가 상당히 완화됐습니다. 또 중요한 이슈에서 양 진영이 수렴하는 측면을 보여줬습니다. 국민통합, 경제민주화, 중산층 복원, 복지 확대는 각론에는 이견이 있겠지만 함께 추구해야 할 가치라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박 당선자는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다는 사실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신승(辛勝), 그야말로 매운 승리였음을 염두에 두고 ‘대통합’을 실천하시기를 바랍니다. 역대 모든 대통령이 당선 직후 ‘통합’을 얘기했지만 모두 반대 방향으로 간 것을 국민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박 당선인은 또 상당수 시민이 양자토론회를 보면서 ‘저 분이 과연 대통령으로서의 식견이 있느냐’고 의문을 품었다는 사실도 잊지 마시길 빕니다. 대통령의 막중한 업무는 애국심만으로는 잘 수행할 수가 없습니다. 세계경제와 한반도정세가 너무나 위태위태합니다. 보수 논객 전원책 변호사가 “이번 대통령 당선자는 하루만 기쁘고 나머지 5년이 괴로울 수가 있다”고 한 말을 가슴에 담고 ‘공신’들에게 인사하는 시간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대통령 공부와 국정 준비에 매진하시기 바랍니다. 

이번 선거에서 대부분의 사람은 이성적으로 후보자의 자질을 감별해서 투표권을 행사하기 보다는 자신의 가치와 신념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선거에 참여한다는 사실이 다시 확인됐습니다. 이런 점이 깔려 있기 때문에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에서는 증오의 목소리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번지고 있습니다. 

증오는 거두시기 바랍니다. 융의 ‘그림자 이론’에 따르면 누군가가 괜스레 미운 것은 자신의 무의식에 억누른 열등감이 투사(投射)됐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프로이드 정신분석학에서는 모든 것을 우리 편과 나쁜 편으로 나누는 ‘분리’, 나쁜 편에 대한 투사, 우리 편에 대한 동일화 등이 정신의 미숙한 방어기제라고 설명합니다. 

박 후보 지지자들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서 문 후보 지지자들을 진심으로 위로한다면, 반대로 문 후보 지지자들이 축하의 글들을 올린다면 대한민국이 얼마나 따뜻해질까요? 정치권의 통합에 앞서 어울림과 배려는 누구라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이런 마음이 모이면 자연스럽게 정치가 성숙할 것이고…. 오늘은 국민 모두가 서로의 마음에 첫발을 딛는 하루가 되기를 빕니다. 

미워하는 마음 누그러뜨리는 방법 10가지

온라인에는 분노와 증오의 글이 적지 않습니다. 조금 멀리서 보면 좌우를 떠나 극단적인 분들은 행동양태가 비슷합니다. 또 아이러니하게도 미워하는 대상이 바로 자신과 닮은 경우가 많습니다. 정치적 이유 뿐 아니라 어떤 이유에서이든 상대편을 미워하는 사람들은 미움을 조절하면 정신이 건강해집니다. 다음은 누군가를 미워하는 감정을 조절하는 10가지 방법.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이 자신의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는지를 짚어본다. 문제가 있다면 개선책을 찾는다.
●상대편이 왜 미운지를 객관화한다. 그 이유를 상대편 및 제3자의 처지에서 생각해본다.
●상대편과 자신의 공통점에 대해 생각한다. 상대편의 장점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자신의 생각이 틀릴 수도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미운 사람에게 고마운 점이 하나라도 없는지 생각해본다. 있다면 감사, 미안함 등의 감정을 표현해본다.
●자신의 자의식이 세다고 생각하면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나는 내게는 가장 소중하지만 세상의 중심이 아니다’라고 되뇐다.
●미운 이유가 나에게는 없는지 되돌아본다. 무의식이 억압한 ‘자아의 못난 부분’이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
●자신의 열등감이 미움의 원인이라면 열등한 부분에 대해 객관적으로 생각해본다. 대부분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것이다. 미운 사람에게 자신의 열등한 부분에 대해 유머를 통해 말해 본다. “나 같은 추남이 잘 생긴 이 부장과 함께 일하게 돼 즐거워” 식으로. 정치적으로는 “나 같은 ‘골수보수’가 ‘건전 진보’와 소통하게 돼 기쁩니다”는 식으로 자신을 낮추고 상대편을 높이면 대화의 물꼬가 트이기 쉽다.
●미운 사람과 대화할 때 울컥 성미가 치밀어 오르면 숨을 천천히 쉬며 호흡에 집중한다. 대체로 부모나 형제, 친구와 대화할 때 이런 일이 많이 벌어진다.
●특정인이 미운 것이 특정인 때문임이 명확하든지, 아무리 노력해도 미운 사람이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고 증오를 유지하면 그 사람과의 접촉을 피한다.
<제 417호 건강편지 ‘축구전재의 패자’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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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부터는 건강편지와 코메디닷컴 뉴스레터에 대해 고견을 보내주신 분들의 의견을 매주 한 번씩 추려서 이 자리에 소개합니다. 작은 선물도 마련했습니다. 코메디닷컴은 여러분이 함께 만드는 건강 마당입니다. 생각나는 것에 대해 이메일에서 답신을 하거나 kormedi@kormedi.com으로 의견을 보내주시면 됩니다. 코메디닷컴의 ‘이성주의 건강편지’ 코너에서 댓글을 다셔도 됩니다.

오늘의 음악

첫째 곡은 선거 때만 되면 생각나는 노래이지요. ‘Both Sides Now’를 헤일리 웨스튼라의 목소리로 듣겠습니다. 이어서 퀸의 ‘We Are the Champions’ 준비했습니다. 퀸의 노래 중에 ‘Under Pressure’를 영화 ‘Happy Feet 2’ OST로 준비했습니다. 마지막 노래는 그리그의 ‘페르 귄트’ 중 ‘솔베이지의 노래’를 마리타 솔베르그의 목소리로 듣겠습니다.

♫ Both Sides Now [헤일리 웨스튼라] [듣기]
♫ We Are the Champions [퀸] [듣기]
♫ Under Pressuer [Happy Feet 2] [듣기]
♫ 솔베이지의 노래 [마리타 솔베르그] [듣기]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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