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에 젖은 뇌, 술보다는 편지를

[이성주의 건강편지]가을비 후두둑

가을비에 젖은 뇌, 술보다는 편지를



젖은 나뭇잎이 날아와 유리창에 달라붙는
간이역에는 차시간이 돼도 손님이 없다
플라타너스로 가려진 낡은 목조 찻집
차 나르는 소녀의 머리칼에서는 풀냄새가 나겠지
오늘 집에 가면 헌 난로에 불을 당겨
먼저 따끈한 차 한 잔을 마셔야지
빗물에 젖은 유행가 가락을 떠밀며
화물차 언덕을 돌아 뒤뚱거리며 들어설 제
붉고 푸른 깃발을 흔드는
늙은 역무원 굽은 등에 흩뿌리는 가을비

<시인 신경림의 ‘가을비’ 전문>

시인이 묘사한 한갓진 간이역에도, 번잡한 도시의 거리에도, 오늘 온종일 가을비 내립니다. 여름비처럼 굵은 방울이 떨어지고, 밤엔 비거스렁이 때문에 수은주가 뚜두둑 떨어진다 하네요. 빨갛게, 노랗게 물들 준비하던 나뭇잎들도 덩달아 떨어지겠고요, 후두둑, 후두둑.

시정(詩情)에 빠지기 ‘딱’ 좋은 날입니다. 책장 구석, 먼지 쌓인 시집에서 잊어버렸던 시인(詩人)의 꿈을 되찾기 좋은, 비 내리는 가을입니다.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木馬)를 타고 떠난 숙녀(淑女)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그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상심(傷心)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서진다.
… <박인환의 ‘목마와 숙녀’에서>

시인의 꿈에 빠져 한 잔, 두 잔 막걸리 잔을 비우고 싶겠지만, 오늘은 참으세요. 고주망태로 취하기 십상입니다.

‘우수(憂愁)의 계절’ 가을엔 뇌에서 세로토닌이 덜 분비돼 우울해지기 쉽지요. 또 비오는 날에는 세로토닌 분비량이 뚝 떨어집니다. 오늘 같은 날엔 뇌가 처지고, 알코올이 그 뇌에 시나브로 번지면 금세 취하게 됩니다. 한 주의 첫날, 우울과 술에 널브러지면 한 주 내내 힘들겠지요?

오늘 같은 날, 평소 울가망하다면 일부러라도 웃어야 합니다. 요들송이나 ‘강남스타일’ 같은 음악으로 마음속에 새파란 가을하늘을 살려야 합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오늘 같은 날, 단풍잎처럼 은은히 낭만에 젖다가, 가을하늘처럼 상쾌하게 깨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술이 아니라 시집, 음악을 가까이 하는 가을, 고마운 사람에게 편지나 엽서를 보내는 가을은 어떨까요?

가을비 내리는 날 상쾌한 하루 보내는 7가지 방법

①아침에 요들송과 같이 밝고 상쾌한 음악을 듣는다.
②평소처럼 일어나서 낮에 졸려도 20분 이상 자지 않고 카페인 음료의 섭취를 줄인다.
③술을 조심한다. 가을비가 내리는 날에는 술이 당기는 반면 뇌의 전반적 기능이 떨어지므로 조금만 마셔도 쉽게 취한다.
④실내운동을 한다. 마라톤, 축구 등 실외운동을 하던 사람은 맨손체조, 근력운동이라도 한다.
⑤가족과 즐거운 대화 시간을 갖는다. 자녀나 배우자를 즐겁게 하거나 간질인다. 감정은 전염된다.
⑥관절염 환자는 아침저녁 온탕에 들어가 굳은 관절을 마사지하고 굽혔다 폈다 한다.
⑦잘 때 즐거운 일을 연상하며 웃으며 잔다. 이튿날 컨디션이 좋아진다.


언론의 ‘열공’ 관심 “열심”… SBS 뉴스도 보도


언론이 앞 다퉈 이야기와 과학이 있는 혼합곡 ‘열공’과 ‘지다운’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의료계와 식품학계의 큰 학자가 정부의 연구과제로 개발해서 임상시험을 거쳐 학회의 인증을 받았다는 점이 눈길을 끈 것으로 보입니다. 열공과 지다운을 경험한 고객들의 반응도 뜨겁습니다. 달포 전에 구입했던 분들은 대부분 재(再)구매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맛이 놀랍다, 포장부터 다르다, 온가족에게 효과가 나는 듯하다 등 반응을 보내주고 있습니다.

오늘의 음악

오늘은 우선 비 내리는 가을에 어울리는 노래 세 곡을 준비했습니다. CCR의 리더보컬 존 포거티의 ‘Have you seen the Rain’, 얼마전 세상을 등진 최헌의 ‘가을비 우산 속’, 동물원의 리더 고 김광석의 ‘흐린 가을하늘에 편지를 써’가 이어집니다. 지난주 금요일에 고려오페라단(단장 이기균)의 ‘위 러브 코리아’ 콘서트를 다녀왔습니다. 이날 들은 음악 중 베르디의 ‘나부코’ 중 ‘히브리 노예의 합창’을 다시 소개합니다.

♫ Have you seen the Rain [존 포커티] [듣기]
♫ 가을비 우산 속 [최헌] [듣기]
♫ 흐린 가을하늘에 편지를 써 [김광석] [듣기]
♫ 히브리 노예의 합창 [베르디] [듣기]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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