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움을 준 축구스타 ‘작은 새’의 슬픈 삶

[이성주의 건강편지]역대 최고의 드리블러

즐거움을 준 축구스타 ‘작은 새’의 슬픈 삶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차범근 호’가 일을 낼 뻔도 했습니다. 그러나 전력의 고갱이었던 ‘왼발의 달인’ 하석주가 첫 경기 멕시코 전에서 골을 넣고 곧바로 퇴장을 당하는 바람에 역전패했지요. 그가 빠진 네덜란드 전에서는 참패를 당했고요. 하석주처럼 골을 넣고 퇴장당하면 ‘가린샤 클럽에 가입했다’고 합니다.

1962년 칠레 월드컵 때 브라질의 가린샤가 개최국 칠레와의 준결승전에서 두 골을 넣고 퇴장당한 것이 계기입니다. 1983년 오늘은 그 가린샤가 4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날입니다. 가린샤의 본명은 마누엘 프란치스코 도스 산토스. ‘드리블의 교과서’라고 불린, 전설적인 축구 선수입니다.

가린샤는 6세 때 소아마비를 앓아 오른쪽 다리가 왼쪽보다 더 길고 굵었습니다. 이런 독특한 신체가 휘청거리는 듯한 독특한 드리블로 상대방을 제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합니다. 유난히 강한 오른발로 쏘는 캐논 슛과 크로스도 일품이었습니다.

그는 아버지가 알코올 중독자인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자랐으며 어릴 때부터 지능이 떨어져 20대에도 숫자를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다고 합니다. 언어구사력도 유아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잘하는 것은 새총으로 굴뚝새를 잡는 것과 축구 밖에 없었습니다. 그의 애칭 가린샤(Garrincha)는 포르투갈어로 ‘굴뚝새’ ‘작은 새’라는 뜻입니다. 가린샤는 다른 것에 재능이 없어서 오로지 공만 찼다고 합니다.

그는 1958년 스웨덴 월드컵을 앞두고 대표팀에 소집됐습니다. 그러나 페올라 감독이 전략을 이해하기 위해선 지능이 뛰어나야 한다며 선수들의 지능을 검사했는데 펠레는 유아 수준, 가린샤는 4세 수준이었습니다. 동료 선수들의 도움 덕분에 두 선수 모두 대표 팀에 승선해서 우승의 주역이 됐습니다만, 하마터면 신화가 탄생하지 못할 뻔 했지요.

가린샤는 1962년 월드컵에서 펠레가 부상으로 쓰러져 비상이 걸린 대표팀을 이끌고 2연패를 이룹니다. 그래서 일약 세계 최고의 스타가 됩니다. 그러나 그것이 화근이었습니다.

‘머리 나쁜 가린샤’는 환호와 유혹을 이기지 못했습니다. 조강지처를 버리고 결혼과 이혼을 반복해서 아내는 6명, 자녀는 최소 14명에 이르렀습니다. 가슴이 상처를 받으며 술에 의존했고 무릎 부상이 고질적으로 재발해서 경기력을 갉아먹었습니다. 그는 39세에 은퇴했지만 이혼위자료와 자녀양육비 등으로 다 써버려서 남아있는 돈이 없었습니다. 술독에 빠져 살다가 49세의 젊은 나이에 간경변증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수많은 축구 전문가들은 가린샤를 역대 최고의 드리블러로 꼽습니다. 인기도 대단해서 2014년 월드컵이 열리는 브라질리아의 경기장 이름이 ‘마네 가린샤 경기장’일 정도입니다. 무엇보다 소아마비라는 장애를 극복한 노력으로 많은 장애인들에게 꿈을 심어주었습니다.

그의 삶은 새옹지마(塞翁之馬)의 전형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의 또 다른 애칭이 ‘Alegria do Povo’, 즉 ‘즐거움을 주는 사람’이었지만 삶은 슬펐습니다. 아팠습니다.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똑바로 보여주는 듯 합니다. 오늘의 시련에서 희망을 버리지 않아야 하고, 영광에서 오만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 가린샤를 통해 또다시 확인하게 됩니다.

▶가린샤의 경기장면과 삶 보기

간장병으로부터 건강 지키기


가린샤는 간경변증의 희생양이었습니다. 알코올 중독으로 폐인이 됐다고 하니, 술 때문일 가능성이 크지만 간염과 술이 상승작용을 일으켰을 수도 있습니다. 다음은 간장병으로부터 우리를 지킬 간 건강법.

▢간염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
❍B형 간염 예방접종을 한다. 특히 산모가 B형 간염 보균자일 때 아기에게 출생 직후 면역혈청글로불린과 함께 예방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B형/ C형 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부적절한 성관계를 피한다.
-문신이나 피어싱을 피한다.
-면도기나 칫솔을 나누어 쓰지 않는다.
○절주, 금연을 생활화한다.

▢간염 환자가 악화되는 것을 막으려면
❍만성 B, C형 간염환자, 항체가 음성인 30세 이상 남성 또는 40세 이상 여성은 4~6개월마다 혈액 또는 초음파 검사를 받는다.
❍술은 1회에 남자는 2잔, 여자는 1잔 이하로 마신다.
❍금연과 함께 간접흡연도 피한다.
❍건강 체중을 유지하도록 한다.
❍간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는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민간처방을 피한다.

▢간암 환자의 생활수칙
❍간에 좋다는 약이나 음식을 먹을 때에는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한다.
❍음식을 골고루 먹는다. 단백질이 암에 좋지 않다고 생각하고 채식을 고집하는 사람이 있는데 채식만 하면 간세포를 재생하는 단백질이 부족해지기 십상이다. 한 두 달만 단백질 섭취를 게을리 해도 복수가 차는 등 심각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제 540호 건강편지 ‘애간장 태우는 사람들’ 참조>

오늘의 음악

첫 곡은 1883년 오늘 태어난 독일의 지휘자 헤르만 아벤트로트가 지휘하는 브람스 교향곡 3번 3악장 준비했습니다. 오늘 ‘작은새’ 가린샤의 삶을 다뤘으므로 ‘작은새’ 노래 두 곡을 준비했습니다. 마리안 페이스풀의 ‘This Little Bird’와 김정호의 ‘작은새’ 이어집니다. 마리안 역시 굴곡의 삶을 살았고 김정호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지요. 그래도 그 노래들은 참 아름답습니다.

♫ 브람스 교향곡 3번 3악장 [헤르만 아벤트로트] [듣기]
♫ This Little Bird [마리안 페이스풀] [듣기]
♫ 작은새 [김정호] [듣기]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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