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꼭 필요할 때 가려서 해야 아름다운데

[이성주의 건강편지]과묵한 칼

말은 꼭 필요할 때 가려서 해야 아름다운데


미국의 제30대 대통령 캘빈 쿨리지 부부가 중서부의 한 농장을 방문했을 때입니다. 영부인 그레이스 쿨리지가 양계장 축사를 지나다 호기심을 못 참고 닭은 하루에 몇 번 교미를 하는지 주인에게 물었습니다. 농장주가 “열두 번도 더 한다”고 대답하자 부인은 “대통령에게 그 얘기를 전해주라”고 부탁했습니다
.

대통령은 그 이야기를 듣고 농장주에게 수탉은 매번 같은 암탉과 교미하는지 물었습니다. 농장주가 “매번 다른 암탉과 교미한다”고 대답하자 말했습니다. “내 아내에게 그 사실을 전해주시오
.”

생물학에서는 수컷이 여러 암컷과 교미를 원하고 암컷이 바뀔수록 강한 자극을 얻는 것을 ‘쿨리지 효과’라고 부르지요.

이처럼 쿨리지는 유머가 뛰어나고 웅변과 연설의 달인이었지만 평소 말수가 적어서 ‘조용한 칼’(Silent Cal. 칼은 캘빈의 약칭)이라는 별명이 있었습니다
. 이 별명은 부통령 시절 집이나 사교모임에서 필요없는 말을 거의 하지 않아서 붙었다고 합니다.

작가 도로시 파커가 사교모임에서 쿨리지에게 “당신이 세 단어 이상 말하지 않을 것이라는 남자와 내기를 했다”고 말하자, “당신이 졌소(You Lose)”라고 말했다는 일화는 유명합니다
.

쿨리지는 29대 대통령 워런 하딩이 심근경색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자 대통령 직을 물려받게 됩니다. 그러나 대통령 부인이 아직 백악관에 거주하고 있어 호텔에서 머물고 있을 때 좀도둑이 창문을 넘어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쿨리지는 좀도둑이 옷가지에서 시계와 지갑을 훔치려고 하자 조용히 말했습니다. 시계에 새겨진 글을 보라고. 거기에는 ‘쿨리지 하원의장께, 매사추세츠 주의회 일동’이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도둑은 쿨리지에게 들켜서 한번 놀라고 “당신이 쿨리지 대통령?”이라며 두번째 놀랐습니다.

좀도둑은 친구와 함께 워싱턴에 놀러 온 대학생이었습니다. 호텔비와 기차요금이 없다는 얘기를 듣고 쿨리지는 32달러를 빌려주고 반드시 갚으라고 말합니다. 나중에 아내와 언론인 프랭크 매카시에게 이 얘기를 전하며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말라고 당부합니다.

이 이야기는 쿨리지가 세상을 떠난지 30년이 지난 1983년 8월 ‘스프링필드 데일리뉴스’ 지에 리처드 가비라는 기자에 의해 세상에 알려집니다. 기자는 쿨리지 부부와 함께 매카시도 세상을 떠났고 비밀로 묻을 이유가 없어졌으므로 기사를 쓴다며 그 청년이 쿨리지의 대통령 재임기간에 돈을 갚았다는 뒷얘기도 소개했지요.

1933년 오늘은 ‘침묵의 대통령’ 쿨리지가 자택에서 심근경색으로 세상을 떠난 날입니다. 말이 말을 낳는 세상, 말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세상, 천박한 말들이 박수를 받는 세상에 ‘쿨리지의 침묵’에 대해서 생각합니다.

자기가 한 말이 틀릴지도 모르는데도 조심하지 않고, 틀린 말이 밝혀졌는데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그런 사람이 박수를 받는 세상은 건강하지 않는 사회이겠지요? 말을 아끼는 현자가 칭송을 받는 그런 곳이 진정 건강한 사회이겠지요?

심장을 지키는 7가지 수칙


쿨리지가 대통령이 된 것은 하딩의 심근경색 때문이었지만, 그 역시 심근경색의 희생양이 됐습니다. 다음은 심장병을 예방하는 방법.
 
①금연할 것.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심장병 사망 위험이 3~5배 높다. 담배를 끊고 5년이 지나면 심장동맥질환에 걸릴 위험이 비흡연자와 같아진다.
②과음하지 말 것. 술은 심장의 근육을 약화시킨다.
③기름기 있는 음식을 덜 먹고 생선, 채소, 과일을 충분히 먹는다.
④일주일에 세 번, 하루 30분 이상 땀을 흘리는 유산소운동을 한다. 주말에 몰아서 하는 운동은 심장 건강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⑤혈압과 혈당 관리를 철저히 한다.
⑥가슴이 조금이라도 아프면 병원을 찾아간다. 가슴 통증은 사람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므로 특별한 외상이 없이 아프다면 심장병을 의심해야 한다.
⑦고혈압, 당뇨병 환자나 가슴 통증을 경험한 사람, 뇌졸중 또는 심장병의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집 부근의 뇌졸중, 심장병 치료 병원을 알아둔다.

오늘의 음악

오늘은 침묵에 대해서 말씀 드렸으므로 사이먼 앤 가펑클의 ‘The Sound of Silence(침묵의 소리)’를 먼저 준비했습니다. 겨울다운 겨울이 무르익고 있지요? 슈베르트의 연가곡 ‘겨울나그네’ 중 ‘보리수’를 토머스 햄슨의 목소리로 듣겠습니다. 마지막 곡은 제니스 이언의 ‘In the Winter’입니다.

♫ The Sound of Silence [사이먼 & 가펑클] [듣기]
♫ 보리수 [토머스 햄슨] [듣기]
♫ In the Winter [제니스 이언] [듣기]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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